
증시격언 중에 “작게 돌아 3개월, 크게 돌아 3년”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상승세가 강한 종목이라 하더라도 3개월 정도 상승하면 한번은 조정받기 마련이며 대세상승을 보인다 하더라도 3년 이상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주가의 장기 등락은 대체로 3년 주기를 보인다는 것인데, 어떤 사이클을 뜻한다기보다는 ‘많이 오르면 반드시 조정은 온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갑자기 이런 격언으로 칼럼을 시작한 이유는 최근 미국주식시장의 심상치 않은 하락 때문이다.
2018년이 시작하면서 미국의 3대지수인 다우, S&P500, 나스닥지수가 1월에만 각각 6~7%정도의 상승을 보였다. 2017년에도 보통 20%대의 상승을 보였기 때문에 그 연장선에서 보면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승이었다.
글로벌경기의 선전, 고용시장의 안정, 기업의 이익증가, 트럼프정부의 법인세인하 등등 증시주변은 온통 호재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경기회복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키우면서 단 일주일 만에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추가로 1~2%대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월 2일과 5일 이틀을 합치면 지수는 거의 7%대의 하락을 기록했고,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VIX지수는 100%이상 급등하면서 투자자를 불안에 떨게 했다.
과연 시장은 이제 상승을 끝내고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가는 것인가?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모를 수 있는 데이터를 공개하고자 한다.
피로감 크지만 강세기조 ‘굳건’
첫 번째 데이터는 1928년부터 현재까지 S&P500지수 기준으로 고점대비 3%이상 하락하지 않는 기간을 기록한 것이다.
보통 지수나 종목은 신고가를 기록한 후, 고점대비 어느 정도의 하락을 겪고 재차 상승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런데 최근 3%이상 하락하지 않고, 큰 조정 없이 시장이 강세장을 이어온 것은 영업일 기준으로 311일이었고, 이 기록은 지난 2월 1일 마감했다. 그렇다면 311일동안 큰 조정 없이 시장이 유지해 온 것인데, 이 기록은 어느 정도의 기록일까.
1928년부터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311일이 최장기록이다. 이 흐름의 시작은 지난 2016년 11월 7일부터였고, 무려 1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유지됐다.
다음기록은 1995년부터 1996년까지의 241일이었고, 또 그 다음기록은 1993년부터 1994년까지의 162일이었다.
두 번째 데이터는 1928년부터 현재까지 S&P500지수기준으로 고점대비 5%이상 하락하지 않는 기간을 기록한 것인데, 여기서도 최장기록은 최근 2월 2일에 마감한 404일로 집계되었다.
2016년 6월 28일부터 무려 1년 7개월간 강세흐름이 유지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증시상승을 즐기고 있을 때, 최근 시장의 강세는 90년간 볼 수 없었던 기록적인 상승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고, 상당히 피로했을 것이다.
더 쉽게 말해서 많이 올랐으니 많이 떨어진 것이다.
또 많이 떨어지면 많이 올라갈 것이니, 크게 걱정할 필요도 없다.
다만 기업의 이익이 감소했거나 감소가 예상될 때는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2017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중간 결과를 정리해보면, S&P500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7.5%, 13% 증가하는 등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비율이 80%로 2008년 이후 최고수준이다.
사실 보통의 경우는 실적발표가 시작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컨센서스가 하향조정되거나 제 자리걸음을 하는데, 현재는 오히려 기업의 컨센서스가 상향조정되고 있다.
적어도 지금의 조정이 그리 길게 지속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조정기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혹은 이 와중에 새로운 악재가 터질지는 모르지만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임은 분명한 것 같다.
2016년 2월 12일 오전 11시 55분 코스닥지수가 8%이상 급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닛케이지수는 4%이상의 하락을 보였고, 미국증시도 2016년 새해부터 폭락해서 지수가 10%가량 조정을 보였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충격이 컸다. 하락의 이유가 2016년에는 중국의 경기침체가 문제였고, 지금은 금리인상이라는 부분만 틀렸을 뿐이다.
그때도 우리는 시장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왔다. 역시 그 원동력은 기업의 실적이었고, 지금도 같고, 앞으로도 같을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주가의 위치보다, 보이지 않는 실적을 생각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 보자.
[장우석 유에스스탁 본부장]
* [장우석의 미국 주식]은 월 1~2회 연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