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미국은 5가구 중 3가구는 아마존의 프라임 고객이다.
프라임 고객은 99달러의 연회비 혹은 12.99달러의 월회비를 내는데, 회비를 내는 만큼 2일 이내 무료 배송, 무료반품, 사진을 무제한으로 저장하는 프라임포토서비스, 무료로 음악을 청취할 수 있는 프라임뮤직서비스, 무료 클라우드 드라이브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이들이 아마존을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일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회원이 연간 700달러 가량의 물건을 구매한 반면 프라임회원은 연간 1300달러 이상의 아마존의 물건을 구매했다. 아마존은 고객의 이탈을 최소화하고, 충성고객으로 만드는데 상당한 노하우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열거한 혜택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설비와 시설관련 투자비가 상당히 지출되었거나, 지금도 지출되고 있을 것이다.
또 많은 경쟁업체와의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익은 최소화하고, 서비스는 최대화하는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있었으리라 짐작한다.
그 영향으로 미국의 많은 오프라인 할인매장은 위기를 겪었고, 생존을 위협받았으며 일부 소매업체는 문을 닫기도 했다.
오프라인이 더 유리하다?
그런데 최근 영국에서는 그 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 해 중 최대 휴가 기간 동안 영국의 일부 오프라인 할인매장들은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팔지 않았다.
Associated British Foods Plc의 Primark가 바로 그 예인데, 이 회사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할인매장으로 온라인 접속이 필요 없다.
영국의 다국적인 기업인 Associated British Foods Plc의 자회사인 Primark는 신생아 및 아동복, 여성복, 남성복, 가정용품, 액세서리, 신발류, 미용제품 및 제과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오프라인 할인매장으로 영국을 포함해서 여러 유럽에서 35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 Primark의 동일매장 매출성장률은 최대의 쇼핑기간 동안 여러 전자상거래 경쟁업체를 앞질렀다. 지난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경이적인 판매기록을 세웠던 독일의 유명 슈퍼마켓 체인점인 No-Frills Supermarkets의 영국매장들과 잡화점인 B&M European Value Retail SA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들 중 어떤 업체도 아마존처럼 웹에서만 물건을 팔지 않는다. 독인의 대표할인점인 알디(Aldi)만 와인과 식품외 물품 등 한정된 품목들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이처럼 영국 등 일부 유럽지역에서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할인점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상품이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는 부수적인 비용이 상당하다고 말한다.
우선 배송비가 있고 이것은 소비자들이 전부 부담하지 않는다. 일부는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업체의 부담이 되는 것이다. 흔히 있는 반품도 업체들이 처리하기 곤란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또 빠른 배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꾸준한 설비 투자가 이어진다. 독일의 전자상거래업체인 Zalando SE(잘란도)와 영국의 전자상거래업체인 Asos Plc(아소스)와 같은 업체들이 전자상거래업을 유지하게 위해 지출하는 금액을 보면 생각보다 상당하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T.J. Maxx(티제이맥스)는 온라인에 진출한 몇 안 되는 오프라인 소매점 중 하나다. 이곳의 가격은 Primark보다 비싸다.
오프라인 할인점들은 점점 더 많은 쇼핑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세상에서 소매점들이 여전히 번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억지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온라인 사업의 비용을 생각한다면 일리가 있다.
결국 오프라인의 성공은 가격경쟁력이다. 매력적인 상품을 고객들이 충분히 저렴하다고 생각되는 가격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것.
이는 점포의 환경도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독인의 대표할인점인 알디(Aldi) 와 리들(Lidl)은 신선한 베이커리를 추가함으로써 고객들의 발길을 매장으로 이끈다. T.J. Maxx(영국에서는 T.K. Maxx로 알려짐)도 역사적으로 보물찾기 같은 분위기가 고객들을 점포로 끌어들이는 매력 포인트다.

▲세계에서 5번째 부자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CEO(최고경영자) 제프 베저스가 한국 중소기업이 만든 로봇을 직접 조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자상거래 시장 ‘안개속’
‘온라인의 경제학’은 오프라인 할인점들에 비해 그다지 유리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싼 가격으로 물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더 발전된 체제를 만드는데 한계가 오고 있다. 만약 전자상거래업체들이 빠른 배송을 위해서 물류창고를 만들고, 자체 배송체계를 갖추고,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기 위해서 물품의 가격을 올린다면 더 많은 고객들을 잃는 출혈을 감수하게 된다.
또 뜻하지 않은 부작용도 감내해야 한다. 가령 아마존의 경우 패션부문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모니터로 옷을 고르다보니 구매한 옷에 대한 만족도 저하와 많은 반품이 목을 서서히 조르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온라인 업체들의 성장세는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온라인 매출이 최근 10년 기간 중 처음으로 한 자리 퍼센티지로 둔화되고 있다.
Primark는 5년 전에 오직 Asos Plc만 이용하여 온라인에 살짝 발을 담갔다. 프라이마크는 이 경험을 통해서 다른 어떤 소매점도 적정한 가격으로는 온라인 판매를 할 수는 없다는 점을 확신하게 되었다. 온라인상의 무리한 가격할인에 대한 한계를 느낀 것이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할인매장들은 그들만의 필승전략이 있다. 그들은 상품을 웹상에서 보여주면서 그 사이트에서 거래는 되지 않게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Primark는 인터넷 지식이 있는 젊은 고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전문적으로 활용해 5백만명 이상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고객들은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한다.
오프라인 할인매장으로 살아남으려면 전통을 고수하면서 아마존에 대항해라. 아니면 이왕 전자상거래업에 진출하려면 아마존처럼 거대한 공룡이 되라. 이도 저도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장우석 유에스스탁 본부장]
* [장우석의 미국 주식]은 월 1~2회 연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