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Google)의 모기업 알파벳(Alphabet)은 같은 규모의 기업들 중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다. 또한 알파벳의 지출도 역시 빨리 증가하고 있다. 실적발표 때 임원들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알파벳은 중대한 투자시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그것을 기뻐해야 한다.”
알파벳은 1분기 재무보고에서 그들의 전략을 공개했으며, 이것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테스트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간단하게 말해서 알파벳의 기본전략은 아마존(Amazon)을 그대로 흉내 내는 것이다. 즉, 투자자들에게 회사가 현재와 미래의 비즈니스 기회를 위해 많은 돈을 쓸 것이므로 이것을 계속할 수 있도록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이미 4년 전부터 매출증가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지난 월요일 실적에서도 23.54%의 매출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투자를 늘려 더 큰 수익을 올리려는 전략이 만들어지면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지출확대와 수익감소에 대해서 주주와 미리 소통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아마존처럼 한참을 지나서 확실한 수익구조가 형성된 회사와 달리 알파벳은 초기부터 꾸준하게 수익이 발생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인 알파벳이 이렇게 지출을 늘려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알파벳은 최근에도 지나친 지출을 한 사례가 있다. 얼핏 봐도 알파벳은 더 헤프게 돈을 지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알파벳의 1분기 지출에서 부동산과 컴퓨터와 같은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은 1년 만에 73억달러로 거의 세 배가 되었다. 알파벳이 말하기로는 이 금액 중 약 24억달러는 뉴욕시의 첼시 마켓 빌딩(Chelsea Market building)을 사는 데 쓰였다고 한다.
첼시 마켓은 잘 알려져 있듯이 구글 직원들이 입주해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소매업, 상업을 위해서도 사용되는 값비싼 부동산이다.
이 건물 구입을 제외하고도 알파벳은 여전히 작년의 두 배인 49억달러를 1분기 자본비용으로 썼다.
이것은 같은 기간에 월스트리트가 추정한 엑슨모빌의 자본 지출 평균보다 많은 금액이다. 사실 엑슨모빌은 땅에서 오일과 가스를 추출하는 고강도 작업을 하는 반면, 구글은 가상의 픽셀을 다룬다. 즉 생각보다 자본비용이 크게 들어갈게 없다는 뜻이다.
알파벳의 CFO인 루스 포랏(Ruth Porat)은 지난 23일 애널리스트들에게 미래의 이윤을 위해 지출된 비용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회사가 부동산을 소유할 좋은 기회가 있다면 임대보다는 소유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과연 임대보다 소유가 나을지는 모르겠지만, 알파벳의 현재 순수익 증가는 23.5%로 2014년 이래 가장 빠른 속도였고 운영비용도 그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 알파벳의 영업이익은 22.5%로 2012년 이래 가장 작았다. 물론 이 영업이익도 작은게 아니지만, 지금 우리는 검색시장의 시장점유율 90%이상의 회사, 그리고 최근에 가장 핫한 유튜브를 보유한 알파벳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음을 기억해야한다.
알파벳은 그들의 지출 곡선이 계속해서 상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우리 앞에 놓인 기회는 매우 이례적이며, 우리는 장기적 수입과 이윤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알파벳의 포랏은 애널리스트들과의 전화회의에서 말했다.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 내 구글코리아 사무실 (사진=연합뉴스)
방만한 투자를 신뢰할까
이 말은 알파벳이 지출을 더 할 것이고 그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임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바로 아마존의 성공 스토리에서 나온 것이다. 아마존은 영업이익이 있더라도 한 자리 수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그에 비해 알파벳의 영업이익은 부러울 정도다.
사실 알파벳의 주주들에게 알파벳의 태만한 지출을 중단시키도록 요구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투자자들이 알파벳이 최적의 프로젝트에 적당한 금액을 지출하는지 질문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2015년부터 주가는 꾸준하게 상승했고, 수익도 매출도 모두 양호하게 증가했다.
결국 필요 없는 지출을 했다고 해도 그 만큼의 수익 혹은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주주들은 믿고 신뢰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출을 늘리고 그들의 비즈니스에 관해 거의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수익이 감소하고 주가가 하락한다면 주주들은 신뢰를 잃을 것이다.
예를 들면 유튜브가 얼마만큼의 수입을 발생시키는지, 그들이 스마트폰 회사에 라이센싱 수수료(Licensing fee)를 청구하지 않고도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에서 얼마만큼의 이윤을 발생시키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를 반영하듯 좋은 실적을 발표하고 나서도 주가는 조정 받는 모습을 보였으며, 향후에도 투자자들이 그들의 “Trust us(우리를 믿어라)”는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매우 궁금해진다.
[장우석 유에스스탁 본부장]
* [장우석의 미국 주식]은 월 2회 연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