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서 S&P500지수가 약6% 상승하면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스닥은 13% 상승했으니, 고점논란 속에서도 기술주의 강세가 전체 시장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 1~2월을 생각해보자. 기술주의 버블 논란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급격한 금리인상 예상으로 인한 충격 등으로 시장은 크게 출렁였고, 그 틈을 이용해서 가상화폐가 돌풍을 일으키며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투자보다는 투기적인 바람이 불었고, 드디어 주식시장이 장기적인 침체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세대별로 차이가 컸다. 이런 차이가 의미하는 바는 뭘까? 당시를 연상하면서 재미있게 정리해봤다. 물론 주식시장이 안정화되었기 때문에 지금은 여유 있게 글을 쓰고 있지만, 이 글의 초안(아이디어)을 처음 메모하던 2월 당시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아래에 열거한 세대는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인들의 이야기임을 미리 밝힌다.
먼저 70대 투자자
“전체 포트폴리오의 50~60%는 현금과 채권에 투자하고 있어요. 사는데 꼭 필요한 생활비만 빼서 쓰고, 나머지는 그냥 장기적으로 묻어두고 있어요. 왜 시장에 무슨 일이 있나요? 이상하다. 오늘은 애들한테 전화가 안 오네요…”
60대 투자자
“이미 재무계획이 마련되어 있어요. 어차피 30년은 더 살 것 같은데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거에는 관심이 없어요. 장기투자를 하는 겁니다. 인터뷰 그만하면 안 돼요? 좀 있으면 NCIS(인기범죄드라마) 봐야하는데…”
50대 투자자
“저를 담당하는 중개인이 있죠. 그런데 문제는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거나 매매가 있을 때만 연락을 해요. 항상 저보고 지금 잘못된 투자를 한다고 지적하는데, 글쎄요. 오늘 시장에 대해서 다시 연락을 해봐야겠네요. 정작 필요할 때는 제가 전화를 하거든요. 전화번호가…”
40대 투자자
“저는 이미 대학에 다닐 때 닷컴버블을 경험했고, 2008년 금융위기도 제대로 겪었죠. 경험해보니 지금 매도하는 게 제일 바보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그냥 안 팔고 버틸려구요. 참 이번에 돈 생기면 어떤 종목을 더 살까요?”
30대 투자자
“주식이요? 지금 18개월째 승진을 못하고 있어요. 집에 가면 육아문제 때문에 투자에 고민할 시간이 없고, 그냥 401K나 IRA가 다죠… 거기도 돈이 얼마 없을걸요. 참 부동산은 요즘 어떤가요?” (401K, IRA는 미국의 퇴직연금상품)
20대 투자자
“얼마 전 주식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업체를 찾았죠. 거기다가 유료로 전환되어도 저는 한동안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도 있어요. 문제는 투자할 돈이 없다는 건데, 부모님께 이 정보를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요.”
10대 투자자
“주식투자가 뭔가요? 비트코인 같은 건가요?”
어찌 보면 일종의 풍자로 볼 수도 있지만 현재 재테크를 바라보는 세대 간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20대 젊은이들 또한 재테크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다양한 할인쿠폰 사용, 포인트나 마일리지 적립, 통신사 할인제도 등을 언급하지는 않을까? 진정한 재테크는 투기가 아닌 투자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꼭 명심하길.
[장우석 유에스스탁 본부장]
* [장우석의 미국주식]은 월 2회 연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