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다보면 이 말이 저절로 나오는 상황이 있죠.
못되게 굴어도 미워하지 않고,
슬픈 일이 있는데 웃음이 나오고,
봉급이 밀려있지만 부지런히 일하고,
눈물이 나는데 노래를 부르고,
입맛은 없지만 열심히 먹고!
그렇게, 그럴 상황은 결코 못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보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고, 사랑하고, 일하는 사람...
그 사람이 인생의 진짜 승자입니다.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사람, 백승주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보건복지가족부와 함께 합니다.
<보이는 라디오, 책읽는 사람들>, 금요일인 오늘은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인데요.
오늘은 서울 태릉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별을 보내다>를 읽고 나왔습니다.
<별을 보내다>... 이 책은,
여중생부터 여고생까지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엄마'들이
본인의 체험을 직접 쓴 이야기들을 묶어서 펴냈는데요.
태릉고등학교 조현종 선생님은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하네요.
INS) 교사 인터뷰
"아직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들이
만나고, 그래서 사랑하고, 그러다 이별하고
또 단 한 번의 실수로 아이를 갖게 되고,
그 아이를 출산하면서 겪게 되는 무수한
마음고생 같은 것들이 담겨져 있는 책인데요.
아이들이 그러한 단 한 번의 실수로
가족들에게, 또 학교에서, 심지어 부모님들에게
조차도 버림받는 그러한 상황들을 참 가슴
아프게 잔잔하게 잘 그려내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어린 엄마들은
길에서, 버스에서, 전철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여중고생들입니다.
그들 중에는 전교 1,2등을 다투는 우등생도 있고,
화목한 가정에서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며 행복하게 지내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 아이들의 눈물 어린 고백을
태릉고등학교 김현진, 박규태 학생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INS) 김현진 인터뷰
"미혼모가 된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혼모라는 사실 그 하나 만으로
그들은 사회에서 냉대를 받습니다.
물론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책임 능력이
부족한 10대들이 아이를 갖는다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이루어진 결과를 그 어떠한 보호와 이해도 없이
밀어낸다는 것은 잘못된 거 같애요."
INS) 박규태 인터뷰
"미혼모들을 학생 신분으로서 할 수 없는
(행동을 한) 비행 청소년으로만 모는
우리들의 세태 같은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반성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또는 하룻밤의 실수 때문에,
있어서는 안 되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서
아이를 갖게 된 십대 소녀들... 사연은 각각이지만
그들을 짓누르는 슬픔은 너무나 무겁게 다가오는데요.
오비오 학생은, 이 부분에서 책장을 쉽게 넘길 수 없었습니다.
평범한 여학생이 아이를 낳는 과정이 너무도 슬펐기 때문입니다.
낭독 (오비오)
10대 청소년의 17%가 성경험을 가지고 있고,
1년에 4천 명이 넘는 미혼모가 발생한다는 통계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는데요.
조현종 선생님이 왜 이 책을 학생들에게 추천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INS) 교사 인터뷰
"그 학생이 내가 가르치고 있는, 만나는
많은 아이들일 수도 있고, 또 우리들의
자녀들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접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 형식적인 성교육, 또는 너무나 문란한,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음란물이라고
생각을 해서 저는 성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을 많이 권하는 편인데,
자신들의 몸, 자신들의 성에 대해서 좀 자세히
알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는
삶의 주체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박규태 학생은 이 책을 읽고나서 이렇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밑줄을 짙게 그었다고 하네요.
INS) 박규태 인터뷰
"청소년들의 성가치관이 올바르게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것은 성교육의 부실함과도 연결되는 것 같거
든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은 대부분
너무 이론적이거나 고리타분하거나 실용적이지
못한, 다 아는 것들에 대한 것이잖아요."
낭독 (박규태)
별을 보내는 마음으로
자신이 낳은 아이를 입양 보내는 어린 엄마,
혼자서 끙끙 앓다가 죽으려고 결심한 어린 엄마,
미래에 대한 불안과 인생을 짓누를 죄책감으로
마음이 사막처럼 황폐해진 어린 엄마....
이 책을 읽고 나면
이들의 슬픔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김현진, 신해철 학생은 이렇게 그 대책을 내놓네요.
INS) 김현진 인터뷰
"어린 엄마들을 볼 때요, 나쁜 행동을 한
어린 소녀가 아니라요, 상처 입은 어린 엄마로서
봐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고통을 받는 것은
아이를 잃은 슬픔도 있지만요, 그것보단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눈이 너무 아플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므로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필요한 도움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INS) 신해철 인터뷰
"비판적인 시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감싸 안아줄 수 있는,
그런 사회적 제도와 그리고 이런 일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성교육을 강화시켜야 하는데,
지금 저희의 성교육은 너무 허술하고
감추려고만 하는 것 같아요."
오늘 들으신 프로그램은
미래세대를 준비하는 보건복지가족부 홈페이지를 통해,
보이는 라디오로 언제나 들으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책 읽어주는 사람, 백승주였습니다.
한국방송공사
<연출 김영준, 글 송정림, 진행 백승주, 조연출 조혜은,
출연 서울 태릉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
영상스태프 - 연용호, 최대영, 최소영, 신재이, 서지은, 정 경>
별을 보내다 / 리즈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