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희기자 |
2008.08.20 16:27:38
이번 베이징 올림픽 역도 69kg급에 출전하여 금메달 후보로 세계가 주목한 이배영 선수(29. 경북개발공사). 그러나 올림픽 운은 아테네에 이어 그를 비켜나고 말았다.
결승전 1차 시기에 다리에 갑자기 쥐가 났고 이를 원인으로 2차 3차 시도 모두 실패해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에 빛나는 이배영 선수는 그만 실격패를 당한 것.
마지막 3차 시도에서 덤벨과 함께 넘어진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던 이배영 선수가 고개를 든 순간 그는 눈물대신 환한 미소를 보였다.
자국 선수의 응원을 위해 경기장을 가득 메운 중국인들은 실격패한 이배영의 노력에 전에 없이 커다란 '찌야요(화이팅)' 함성을 보내주었다.
비록 메달 획득엔 실패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준 사례로 전 세계인의 가슴에 커다랗게 이배영이란 이름을 새기게 되었고 한국에서 그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비운의 스타'라는 말에도 활짝 웃은 이배영은 “역도에서 16년만에 메달이 나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기뻤다”라고 동료 선수인 사재혁과 장미란의 금메달에 축하부터 보냈다.
아쉬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 ‘나도 한번만 더 플랫폼에 올라갈 수 있다면…’하는 생각은 했다. 능력도 됐고, 욕심도 컸는데 생각지도 못한 얘(쥐난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를 만나서...” 라며 당시 아쉬움을 그대로 전했다.
방송에서 공개된 이배영의 아내 시선희 씨도 전직 역도선수로 두 사람은 99년도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 함께 출전했던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이배영은 "어느날 아들에게 인절미를 줬는데 이쑤시개 양쪽에 인절미를 끼더라. 그러고는 아빠 '으짜'라며 보여주는데 너무 웃겼다"며 아들에게 흐르는 '역도인의 피'를 실감했다고 전했다.
방송에서 이배영이 두루마리 휴지를 이용한 기구를 만들자 아들 이민혁은 좋은 포즈를 취하며 단 번에 들어올렸고 아빠의 부상 장면을 따라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누가 가장 생각이 나느냐?"는 질문에 이배영은 "한국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금메달을 걸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한국 오면 아들한테 남겨 줄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이 돌아가는 꼴이 되 아들 민혁이가 눈에 밟혔다"고 밝혀 듣는 이의 가슴을 찡하게했다.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금메달 보다 값진 것을 받은것 같다"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격려에 이배영은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