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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문학⑤] 신세계 별마당도서관, 詩·소설로 가을을 채우다

“삶은 문학으로 완성되는 것” 그곳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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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0.11.14 10:43:18

스타필드 코엑스몰, 거대한 도서관
시인·소설가 강연으로 풍성한 가을밤
이마트24는 한강변에 문학동네 열어

 

신세계는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에 있는 별마당도서관을 통해 다양한 문학책들을 시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소설, 시, 에세이 등을 만날 수 있으며, 편하게 휴식을 취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별마당도서관 모습. (사진=손정호 기자)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지만 그래도 가을은 무르익고 있다. ‘집콕’이 대세가 된 요즘, 문학은 메마른 삶에 위로가 된다. 이에 CNB가 ‘문학’을 ‘경영’에 담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편은 시와 소설로 쉼터를 제공하는 신세계이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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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지나 금천시장을 건너오면 흰 당나귀를 만날 거예요. 당신은 꽃피지 않은 바깥세상일랑 접어두고 벚꽃을 바라보아요.” (박미산 시인)

신세계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에 있는 별마당도서관에서 열린 컬처클럽 특강에서 박미산 시인이 읊은 시(詩)다. ‘흰 당나귀를 만나보셨나요’라는 제목으로, 백석(‘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시로 유명한 시인) 시의 느낌을 살린 작품이다.

신세계는 강남의 핵심지역에 있는 스타필드 안에 거대한 도서관을 만들었다. 별마당도서관에는 A섹션 코너가 모두 문학책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나라 작가인 기준영의 최신작부터,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나온 세계문고 시리즈, 황금가지 출판사의 밀리언셀러클럽 작품까지 방대하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 미국 소설가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 브라질의 베스트셀러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등도 2층 크기의 거대한 책꽂이에 꽂혀 있다. 일본 등 아시아 다른 나라 소설도 읽을 수 있고, 수많은 시집들도 만날 수 있다.

인문학, 예술, 과학, 종교 등 다른 책들도 함께 읽을 수 있는데, 문학과 에세이가 A와 B 섹션에 위치해 방문객들을 가장 먼저 맞는다.

 

신세계는 별마당도서관에서 다양한 시인, 소설가의 강연도 제공한다. 지난 11일 박미산 시인이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 (사진=손정호 기자)

조용히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별마당도서관 곳곳에는 책상과 스탠드가 놓여 있는데, 이곳에 앉아서 소설과 시, 에세이를 읽을 수 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작품 ‘바벨의 도서관’과 비슷한 느낌의 거대한 공간을 걸으면서, 맘에 드는 문학책을 골라 책상에 앉아서 읽고 있으니 시간이 느리게 흘러갔다.

시인과 소설가 강연도 접할 수 있다. 지난 11일에는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미산 시인이 오후 7시 늦은 시간에 독자들을 만났다. 박 시인은 낮지만 명료한 목소리로 자신의 시를 낭독하고, 문학과 삶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퇴근한 중년의 직장인, 노모를 모시고 나온 딸, 청소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시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신세계 이마트24는 동작대교에 있는 편의점 두 곳에 출판사 문학동네와 손잡고 특성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소설책을 보고 구입할 수 있으며, 한강과 갈대밭을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잠시 내려두고 ‘나’를 돌아보다



이번 달에는 강은교 시인도 강연을 했으며, 프랑스의 유명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도가니’로 잘 알려진 공지영 소설가,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쓴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도 이 무대에 섰다.

신세계의 문학 공간은 이뿐만이 아니다. 편의점인 이마트24에서도 소설과 시를 접할 수 있다. 이마트24는 서울 동작대교에 노을카페, 구름카페라는 이름의 편의점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한강이 보이는 이 편의점에는 출판사 문학동네와 함께 만든 ‘문학 코너’가 마련돼 있어 다양한 소설책과 시집, 문학 아트상품을 보고 구입할 수 있다.

한강과 갈대밭이 보이는 문학 코너의 의자에 앉아, 문학동네의 책을 읽으니 내가 소설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다.

문학계 관계자는 CNB에 “서울은 삭막한 곳이지만 별마당도서관이 소설과 시로 단비를 내려주는 오아시스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마트24의 문학동네 특화매장도 흐르는 강물을 보며 책을 읽을 수 있어서 편안했다”고 말했다.

 

신세계의 문학 공간 특징은 시민들이 쉬면서 사색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동작대교에 있는 이마트24의 문학동네 콜라보레이션 매장에서 시민들이 한강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 (사진=손정호 기자)

이처럼 신세계가 문학을 위한 공간을 운영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시집과 소설책, 문인 특강을 통해 시민들에게 지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을 운영하며 먹을거리와 옷, 생활필수품 등을 주로 판매한다. 시민들은 생활 속에서 필요한 것을 찾기 위해 신세계를 많이 찾는데, 문학책과 특강을 통해 현명해지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문학계에 대한 지원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소설가와 시인들은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노력하지만, 영화와 게임 등 다른 문화콘텐츠가 많이 등장해 이전보다 설 자리가 좁아졌다. 여전히 문학은 사람에 대해 반성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사색을 표현한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이런 문학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신세계가 운영하는 문학 공간은 어떤 미래를 맞이할까.

이 공간들은 단순히 소설책과 시집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이라는 의미를 뛰어넘는 기능이 있다. 사회생활에 지친 시민들이 별마당도서관과 이마트24의 문학동네 매장에서 책을 읽으며 휴식시간을 갖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잠시 복잡한 도시생활의 고민을 내려놓고, 문학을 통해 나에 대해 반성하고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며 쉴 수 있는 것.

그래서 신세계의 문학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별마당도서관은 올해 개장 3주년을 맞아 북페어를 열어 독립서점의 책들을 선보였고, 이마트24는 최근 랜선 북콘서트를 통해 온라인에서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CNB에 “고객이 찾아와서 쇼핑을 하고 쉬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는 문학이라는 장르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좋은 마케팅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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