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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문학⑪] 엔씨소프트, 웹소설 투자로 게임 영토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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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1.01.05 09:55:55

문피아 3대 주주로서 웹소설 육성
판타지·SF·무협…스토리 무궁무진
치열한 장르 경쟁…문학이 돌파구

 

엔씨소프트는 웹소설 플랫폼인 문피아에 투자하고 있다. 지분 6%를 보유한 3대 주주로, 웹소설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문학을 서비스하고 있는 문피아의 모습. (사진=문피아 사이트 캡처)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집콕’이 대세가 된 요즘, 문학은 메마른 삶에 위로가 된다. 이에 CNB가 ‘문학’을 ‘경영’에 담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편은 웹소설에 투자하는 ‘엔씨소프트’다. (CNB=손정호 기자)

 


“부스스한 머리를 헤집으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키보드를 간단하게 몇 번 두들기고 나자 익숙한 인터페이스가 떠올라 얼굴을 비춘다.”

이는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의 유료 작품 중에서 최근 월간 1위를 차지한 ‘약 먹는 천재 마법사’의 첫 문장이다. 문피아는 수만 편에 달하는 유료·무료 웹소설을 제공하고 있다. 독점적으로 작가와 계약해 서비스하는 웹소설도 있지만, 신인 작가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올릴 수도 있다.

이런 문피아에 통 큰 투자를 한 게임사가 있다. 바로 ‘리니지’ 시리즈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이다.

엔씨소프트는 2018년에 문피아에 약 50억원을 투자했는데,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문피아의 지분 약 6%를 계속 소유하고 있다. 문피아의 3대 주주로 알려져 있다.
 


‘문학과 게임’ 불가분의 관계


 

엔씨소프트는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을 설립해 다양한 콘텐츠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택진 대표의 친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대표를 맡고있는데,  웹소설과의 콜라보레이션 가능성도 점쳐진다. 사진은 김택헌 클렙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엔씨소프트가 웹소설에 투자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웹소설은 게임으로 만들기 좋은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문피아 지분 투자에 대해 ‘게임화를 염두에 둔 텍스트 기반 스토리 확보’라고 공시하고 있다.

이 투자를 진두지휘한 엔씨소프트의 유주동 투자실장은 “성장성을 갖춘 기업과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가진 문피아와 전략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웹소설은 순수문학과 달리 판타지, SF, 무협 등 장르문학의 비중이 높다. 게임을 많이 플레이하는 10~20대가 좋아할 만한 독특한 세계관과 인물들로 흥미를 끄는데 집중하는 특징도 보인다.

실제로 문피아에서 인기를 얻는 작품들은 판타지, 퓨전, 대체역사 등 실험적인 내용들이다. ‘게임 속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 ‘블랙기업 조선’ ‘악당은 살고 싶다’ 등 아이디어가 통통 튀는 작품들이 많다. 게임으로 개발할 만한, 흥미를 유발하는 작품이 많다는 얘기다.

엔씨소프트가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도 이유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7월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을 설립했다. 김택진 대표의 친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클렙의 대표를 맡았다. 클렙은 웹툰 등 게임 외의 문화콘텐츠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피아와의 콜라보레이션 콘텐츠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CNB에 “게임은 문화콘텐츠 산업이라 다양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권)와 연관된다”며 “웹소설 연재 플랫폼인 문피아를 통해 새로운 스토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문피아 지분 투자에 대해 ‘게임화를 염두한 스토리 확보’라고 공시했다.  엔씨소프트 본사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스토리로 승부” 미래 향한 투자



게임사가 웹소설에 관심을 갖는 일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스토리를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로 개발하는 것)’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은 소설에서 시작해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해 성공한 사례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인기를 얻은 웹소설 ‘달빛 조각사’를 게임으로 선보였다. 판타지 소설 중에서는 전민희 작가의 ‘룬의 아이들’이 넥슨에서 ‘테일즈 위버(2003년)’로 개발됐고, 현재 모바일 버전 ‘테일즈 위버M’이 개발 중이다. 컴투스 게임문학상 수상작인 ‘드래곤 퀸 메이커’도 새로운 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게임사들 간의 컨텐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특히 거대한 중국 시장은 최대 승부처다. 이런 가운데 웹소설 등 이미 팬층을 확보한 스토리로 게임을 만들면, 치열한 경쟁에서 앞설 가능성이 커진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많은 독자를 확보한 웹소설이나 판타지소설을 바탕으로 게임을 만들면 기존 팬들을 흡수할 수 있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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