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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불붙은 카드업계 마이데이터 전쟁…부작용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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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1.02.10 09:31:11

영혼까지 분석하는 빅데이터 시대
맞춤형 상품정보 제공해 소비 유도
이제 걸음마…개인정보유출 우려도

 

카드업계가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작한다. 최근 금융당국은 6곳의 여신금융사를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왼쪽부터 KB국민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본사. (사진=각 사)

새해 카드사들이 마이데이터(My Data) 사업을 시작한다. 앞으로 개인이 허락할 경우,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 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도전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 (CNB=손정호)
 

 

최근 금융위원회가 마이데이터(본인 신용정보 관리업) 사업을 시행할 최종 사업자 28개사를 발표했다. 여신금융사 중에서는 BC·KB국민·우리·신한·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이 선정됐다. 은행과 증권업계에서는 SC제일·국민·농협·신한·우리은행과 미래에셋대우가 선정됐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허락하면, 여러 기관과 기업에 흩어져 있는 신용정보를 분석해 맞춤형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은 신중하게 신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는 관련 부처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순차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산망을 업그레이드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전담조직을 만들고 데이터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데이터를 이용한 투자자문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라이프&파이낸스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한 비교 추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통신과 유통, 의료 등을 포함한 혁신적인 금융 플랫폼 체계를 만든다는 플랜이다.
 

카드사들은 기존 스마트폰의 앱을 활용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앱인 페이판의 ‘마이 리포트’, 현대카드 앱의 ‘3층 시스템’ . (사진=각 사)

 


데이터 사업 근간은 ‘앱의 진화’



주요 카드사들이 마이데이터 사업에 나서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는 얘기다.

신한카드는 앱인 ‘페이판’에 ‘마이 리포트’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의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현명한 소비습관을 제안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로, 작년 3월 처음 론칭했다. 10월에 누적 이용자 200만명을 돌파했다.

BC카드(KT 계열사)는 자사 앱인 ‘페이북’에서 투자와 보험, 항공권 예약, 공연 예매, 맛집 주문 등을 할 수 있다. QR코드를 통해 대형마트와 면세점, 커피전문점 등에서 계산을 할 수도 있다. 또 밴사(VAN, 가맹점의 결제 정보를 카드사에 전달해주는 곳)와 업무협약을 맺고, 빅데이터를 이용해 다양한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데이터 사이언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 기업은 최근 ‘3층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혜택 구조를 선보였다. 1층은 카드 사용, 2층은 취향에 맞는 혜택을 정기적으로 전달하는 구독 서비스이다. 3층은 앱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해 만든 추천 알고리즘으로, 회원별로 맞춤형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카드사들의 수익성 저하다.

카드사들의 주요 수입인 가맹점 수수료는 지속적으로 인하됐다. 2019년 1월 말부터 연매출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는 2.05%에서 1.4%,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는 2.21%에서 1.6%로 조정됐다. 더구나 올해 재산정 시기가 다가오며,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도 우려 요소다. 올해 하반기에 법률로 정한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내려간다. 이 영향으로 카드사의 신용대출(카드론 등) 금리도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낮아진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신사업(마이데이터)에 나선 것이다.
 

카드업계는 지속적으로 가맹점 수수료가 낮아지면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해왔다.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전의 양면…도전 성공할까



마이데이터 사업의 미래는 어떨까. 여기에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결제가 증가한 점은 긍정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집콕’ 배송이 늘었는데, 대부분 카드로 결제가 이뤄졌다.

오픈뱅킹 도입도 긍정 포인트다. 이는 금융사의 앱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에 접근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카드사들은 올해 상반기에 이를 시작하는데, 오픈뱅킹이 시작되면 온라인 카드 이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1월 말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제 막 사업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이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초기에는 기존 앱 서비스의 퀄리티를 높이는 수준에 머물고, 실질적인 수익 창출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결제 정보를 이용한다. 개인이 동의할 경우, 이 정보들을 수집해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방식이라서 제3자에 의한 정보유출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CNB에 “개인의 데이터를 보다 자유롭게 가공할 수 있도록 데이터 3법이 통과됐지만, 여전히 기술의 한계로 인한 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다”며 “신사업에 길을 열어준 것은 좋지만, OECD 국가들 중에서 데이터에 대해 가장 많이 오픈한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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