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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기업과 나눔(55)] GC녹십자, 52년 한길 ‘희귀질환과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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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1.09.08 09:23:11

한국제약사에 숱한 ‘첫 발자국’ 남겨
모두 외면한 ‘희귀질환’ 분야 큰 성과
헌터증후군 치료제 중국·일본 첫 허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GC녹십자 본사 사옥 전경. (GC녹십자 제공)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인 GC녹십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모두가 외면해온’ 분야에서 성과를 내왔다.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희귀질환과 싸워온 것. 이는 ‘환자 중심주의’를 내걸고 기초부터 우리 손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허일섭 회장의 강한 의지가 투영된 결과다. CNB의 연중기획 <기업과 나눔> 이번 편은 대한민국 제약사(史)를 다시 써온 녹십자 이야기다. (CNB=도기천 기자)


 


1969년 극동제약으로 출발한 GC녹십자(이하 녹십자)는 한국제약사에 숱한 ‘최초’라는 수식어를 남겼다.

1971년 국내 최초로 알부민을 생산했으며, 1983년 세계 세번째로 B형간염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13%대에 달하던 우리나라 B형 간염 보균률은 녹십자 백신 ‘헤파박스’로 선진국 수준으로 떨어졌다.

1984년에는 국내 민간 연구기관 최초로 과학기술처 승인을 받아 목암생명과학연구소(옛 녹십자연구소)를 설립, 제약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후 1987년 국내 최초로 에이즈 진단시약 생산을 비롯, 1988년 세계 최초의 유행성출혈열백신, 1993년 수두백신, 2008년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2011년 천연물신약 골관절염치료제, 2012년 헌터증후군 치료제 등을 잇달아 내놨다.

또한 독감백신과 신종플루백신을 개발해 국내 예방접종에 필요한 물량 전부를 공급해왔으며, 2015년에는 국내 최초로 조류인플루엔자 백신을 생산했다.

특히 녹십자는 헌터증후군, 혈우병 등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개발이 어렵고 막대한 연구비용이 소요되지만, 환자들에게 새 희망을 주기 위해 이 분야에 꾸준히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전 세계 희귀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나아지고 있다.

 

허일섭 녹십자그룹 대표이사 회장. (사진=CNB포토뱅크)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산화 성공

2012년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헌터라제’가 대표적인 예다. ‘2형 뮤코다당증’으로 불리는 헌터증후군은 남아 10만~15만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한다고 알려진 희귀질환이다. 골격이상, 지능 저하 등 예측하기 힘든 각종 증상들이 발현되다 심할 경우 15살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기도 한다. 국내 환자수는 약 70-80명으로 알려져 있다.

‘헌터라제’는 순수 국내 기술만으로 탄생한 치료제다.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정제된 IDS 효소를 정맥에 투여해 증상을 개선한다. 또한 기존 수입 제품보다 20%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공급돼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

헌터라제는 우수한 제품성을 지속적으로 인정받아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12개국에 공급되고 있다. 세계에서 단 하나밖에 없던 고가의 희귀질환치료제를 국산화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더 나아가 세계시장으로 진출한 것이다.

특히 의학계에서는 동아시아 국가에서 헌터증후군 발생 비율이 더 높다고 보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의 품목허가 승인은 의미가 크다. 작년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는데, 중국 및 중화권 지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내 환자 수는 인구 수 대비 유병률로 비춰볼 때 3000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중국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희귀질환 관리 목록에 헌터증후군을 포함해 관리하고 있다. 녹십자의 치료제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회가 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1월 일본 후생노동성(MHLW)로부터 세계 최초 뇌실투여 방식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품목허가를 받았다.

뇌실 투여는 머리에 디바이스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중증환자 치료법으로, 기존 정맥주사 제형 약물이 뇌혈관장벽(BBB, Blood Brain Barrier)을 투과하지 못해 중추신경계에 도달하지 못하는 점을 개선한 것이다. 헌터증후군 환자 중 중추신경손상을 보이는 환자가 전체의 70%에 달하는 만큼, 이번 승인은 ‘미충족 수요(unmet needs)’에 대한 치료 옵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녹십자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연구원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 (GC녹십자 제공)
 

‘인간존중’ 정신으로 끝없는 도전

이외에도 녹십자는 희귀질환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차세대 혈우병 항체치료제 ‘MG1113’은 혈액 내 부족한 응고 인자를 직접 주사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항체로 만들어져 전세계 의학계가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5월 국제 학술지 ‘혈전지혈저널’에 ‘MG1113’의 연구가 게재되기도 했다.

또한 만성B형간염치료제, 대장암 치료제 등에 대한 임상이 진행 중이고, 백신 분야에서는 탄저 백신,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대상포진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mRNA 기반 백신과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신규 지질나노입자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인 ‘지코비딕’은 보건당국의 허가가 불발된 상황이지만 의료현장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GC녹십자 제공)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는 최근 주총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제약사로서 시대적 사명과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그 속에서 성장을 모색 하겠다”고 다짐했다. 인간존중과 창의도전이라는 창업정신을 계승해 사회적 책임경영에 매진하겠다는 뜻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CNB에 “’환자 중심주의’라는 목표 아래 전 세계 희귀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며 “의료진과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치료제 공급뿐 아니라 효과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정보제공 등의 활동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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