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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넥슨·라인게임즈·엔픽셀…게임업계 ‘脫 구글’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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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2.04.09 12:05:40

넥슨, 신작 던파모바일에 자체결제 도입
라인게임즈·엔픽셀 등도 탈 구글 가속화
새 시스템 구축·관리 어려워 확산 한계

 

국내 게임업계에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의 인앱결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식이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게임업계에 ‘구글 탈출’ 바람이 불고 있다. 게임업계 맏형 넥슨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PC 버전에 자체 결제를 도입하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간 구글이 인 앱 결제만 쓰도록 강제하면서 수수료를 과도하게 챙겨 온 행위에 정면 대응한 것이다. 과연 국내 게임업계에 자체 결제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을까? CNB가 ‘탈(脫) 구글’ 현상의 내막을 살펴봤다. (CNB=김수찬 기자)




넥슨은 지난달 24일 출시한 신작 ‘던전앤파이터(던파) 모바일’ PC 버전 클라이언트에 자체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던파모바일은 모바일과 PC 모두 연동이 가능한 ‘크로스플레이’ 기능을 지원하는데 모바일 버전엔 구글의 결제 방식인 인앱 결제를, PC 버전엔 넥슨의 자체결제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이용자는 ▲페이코 ▲토스 ▲카카오페이 ▲휴대폰 ▲문화상품권 ▲신용·체크카드 등의 방식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넥슨의 모바일 게임 중 처음으로 도입한 것으로, 구글 계정으로 플레이하는 이용자도 PC로 접속할 경우 해당 방식이 적용된다.

라인게임즈도 PC와 모바일 게임을 연동시켜주는 자체 플랫폼 ‘플로어’를 통해 자체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1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언디셈버’를 출시하면서 플로어 PC 버전을 가동한 것.

엔픽셀은 지난해에 선제적으로 자체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게임 ‘그랑사가’ PC 버전에 신용카드와 상품권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도입하면서. 이용자 편의성을 확대했다.

 

자체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라인게임즈의 '언디셈버'. (사진=넥슨, 라인게임즈 제공)
 

30% 수수료 부담 없어…수익 개선 될까



국내 게임업계가 모바일 게임의 PC 버전에 자체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이유는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구글과 애플의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인 ‘플레이스토어’와 ‘앱 스토어’에 입점한 게임사는 인앱 결제 시 결제 대금의 30%를 부담해야 한다. 1만원짜리 게임 아이템을 구매할 경우 7000원은 게임 업체가 갖고, 3000원은 구글(애플)이 갖는 방식이다. 일종의 ‘자릿세’인 셈.

국내 게임사 대부분은 구글과 애플이 강제하는 인앱 결제 원칙을 지키기 위해 모바일 버전뿐만 아니라 PC 버전에도 인앱 결제를 적용하고 있다. 구글은 모바일 플랫폼만큼 유통 지원을 하지 않더라도 수수료 30%는 그대로 챙기는 셈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크로스플레이 플랫폼 ‘퍼플’은 구글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30% 수수료율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역시 PC 버전에 앱 마켓의 인앱 결제를 적용 중이다.

그러나 3자 결제가 가능한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면 구글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수수료 절감은 곧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일부 게임사가 ‘탈구글’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둘씩 구글의 영향력을 벗어나는 모습이지만, 게임업계는 탈 구글 움직임이 본격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탈 구글 본격화? 배보다 배꼽 커질 수도



하나둘씩 구글의 영향력을 벗어나는 모습이지만, 게임업계는 탈 구글 움직임이 본격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구글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지배력이 절대적인 탓이다.

모바일 게임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거쳐야 하는데, 이곳에 입점하지 않고서는 유통 및 마케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더군다나 앱 마켓 매출 순위를 마케팅 지표로 삼고 있어, 탈 구글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CNB에 “앱 마켓 매출 순위권에 올라가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홍보 효과를 가져온다”며 “접근성과 편의성, 글로벌 진출 문제, 앱 마켓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등 여러 측면에서 고려했을 때 구글과 애플을 떠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자체 결제 도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15일 ‘구글 갑질 방지법’이 시행되면서 우리나라 게임업계는 전 세계 최초로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그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한국 법을 준수하겠다며 외부 결제를 허용했지만, 외부 결제 수수료를 최고 26%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법에서 수수료율을 따로 정하지 않은 빈틈을 노린 것으로, 기존 30%에서 겨우 4% 인하됐다.

국내 중소 게임사가 4%의 추가 수입을 위해서 자체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를 위한 여러 자원을 투입하기란 쉽지 않다. 전자결제대행(PG) 사업자를 통해 외부 결제를 허용하는 방식도 있지만, PG사에게도 수수료를 줘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결제 대행, 자체 결제 시스템 유지비용 및 사설 데이터 분석 업체 이용 등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행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구글과 애플의 인앱 결제 시스템을 무시하고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 앱 마켓 퇴출, 소송전 등에 휘말리면서 상처뿐인 명예만 남게 됐다”며 “불이익을 감수하고 구글과 애플에 반기를 들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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