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서울시내 언덕땅(비탈진 경사지) 재개발지역에도 획일적인 모양의 성냥갑 아파트는 사라지고 지역특성에 맞는 소위 ‘오세훈 아파트’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비탈진 경사지를 재개발할 때 무리하게 지형을 허물어 성냥갑 아파트를 짓기 보다는 지역특성에 맞도록 다양한 디자인의 주거유형을 도입한다고 15일 밝혔다. 그 동안 경사지에 재개발을 할 경우 평지로 깎아 절개지에 아파트를 짓는 방식으로 지형 특성상 단조로운 디자인의 아파트가 대부분이었다.
또 건축 과정에서 과도하게 터파기 해 흙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위협적인 옹벽을 설치해야하는 실정이었다. 서울시는 우선 홍은동 13·1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계획에 성냥갑 아파트 대신 테라스형 주택과 탑상형 주택, 판상형 주택을 적절히 조화시킨 다양하고 주변경관과 어울리는 건축배치를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전국 최초로 전문성을 갖춘 18명의 '특별경관 관리설계단'을 운영, 자치구가 이들을 활용해 각 지역의 경사지 특성과 경관을 살린 주택 모델을 설계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공개모집을 통해 18명의 우수건축가들을 '특별경관 관리설계자'로 선정, 구릉지에 적합한 주택재개발 정비모델 개발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홍은동 13·1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계획은 이미 설계를 마친 상태로 ㈜종합건축사사무소 시건축이 설계를 담당했다. 시는 홍은동 13·14구역 외에도 정릉동 일대와 경복궁 서측(체부동 일대) 등에도 특별 경관관리 설계자가 참여해 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성북 2구역, 중계1동 104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등도 특별 경관관리 설계를 서울시와 지역 주민의 협의 하에 추진할 예정이다. 시는 또 특별 경관관리 설계자 도입 이전에도 구릉지에 적합한 주택재개발 정비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이화1재개발구역(종로구 이화동 9번지 일대, 1만5000㎡)을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 181세대 규모의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국장은 "홍은동 모델은 앞으로 서울시 재개발 사업은 아파트 위주의 획일적 계획에서 지역특성과의 어울림을 중시하는 다양한 주거유형으로 방향전환 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성을 확보하면서도 역사·문화·자연경관을 보전하는 정비계획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구릉지뿐만 아니라 역사·문화유적 주변지역의 주거지 정비방안 등을 수립할 경우에도 특별 경관관리 설계자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며 각 자치구에도 지속적으로 활용을 권장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