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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리더십⑨] 역지사지가 출발점…조주완 LG전자 CEO의 ‘공감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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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5.11.10 09:27:03

1987년 금성사 입사
2021년 CEO로 취임
경쟁력 다져온 결과
생활가전 글로벌 1위

 

조주완 LG전자 CEO가 지난 4월 24일 서울대학교 제1공학관에서 전기·정보공학부 재학생 200명에게 CEO 특강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LG전자)

리더와 리더십은 이음동의어나 마찬가지다. 리더에겐 리더십이 반드시 있고, 그리하여 둘은 한몸이다. 그 실체는 기업의 성장에도 큰 발판이 된다. 리더의 자취를 따라가 보면 자연히 보이는 리더십. CNB뉴스가 [리더&리더십]을 통해 그 길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조주완 LG전자 CEO(최고경영자)는 지난해 열린 ‘CES 2024’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으로 재정의했다. 직역하면 다정한 지능으로, 보다 사용자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로 재해석한 것이다.

공감을 앞세운 조주완 CEO의 리더십은 조직에도 뿌리내리고 있다. 만드는 입장이 아닌, 쓰는 사람의 시선으로 완성한 제품들이 혁신이란 수식어를 달고 있다. ‘워시타워’가 대표적이다. 예전에는 세탁기 위에 건조기를 분리 설치하는 방식을 썼는데 단점이 있었다. 사용하는 이의 키가 작으면 위에 있는 건조기 조작부에 손이 닿지 않았다. 고객이 겪는 불편함인 '페인포인트'(Pain Point)의 전형적 사례였다. 개선한 계기는 공감이었다. 이 모습을 살펴본 직원이 두 제품을 일체형으로 설계하고 조작부를 중앙에 배치한 ‘워시타워’를 제안해 이러한 불편을 해결한 것이다.

조주완 CEO는 지난 7월 사내 행사 ‘Life’s Good ON AIR‘에서 이를 두고 “구성원의 작은 관찰이 고객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조주완 CEO(가운데)가 라디오 DJ로 참여해 ‘Life’s Good’ 브랜드 가치를 실천한 임직원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고객 관점서 봐야 혁신



공감이 이끈 혁신 사례는 더 있다. 조주완 CEO는 지난 4월 서울대학교에서 진행한 특강에서 일련의 보기를 조목조목 소개했다.

그는 무선 이동식 스크린이란 장르를 개척한 ‘LG 스탠바이미’를 언급하며 “스탠바이미의 시작은 침대에 누워 TV를 시청하는 고객들의 사진이었다”고 밝혔다. 기술만 생각하는 엔지니어라면 시청 각도, 사운드, UX를 고려한 ‘침대 전용 TV’ 개발을 고민했겠으나 ‘경험’을 고민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은 침대 전용 TV가 아니라 ‘원하는 자세로 어디서든 TV를 시청하는 경험’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스탠바이미’의 탄생 비화를 설명했다.

그는 “뛰어난 제품과 앞선 기술도 중요하지만, LG전자가 하는 모든 일의 본질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 CEO는 혁신은 우연이 아님을 강조했다. LG전자에는 고객경험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전담조직이 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1989년 ‘고객연구소’를 처음 만든 이후 고객경험 관련 조직을 확대했다. 조주완 CEO가 취임한 이듬해인 2022년 말 실시한 조직개편에서는 본사 직속으로 ‘CX(Customer eXperience)센터’를 신설했다. CX센터는 고객경험여정 전반에 이르는 총체적·선행적 고객경험 연구 강화, 전략 및 로드맵 제시, 전사 관점의 고객경험 혁신과 상품/서비스/사업모델 기획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조주완 CEO는 지난달 21일 산업통상부 주최,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주관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0회 전자∙IT의 날’ 행사에서 최고 영예에 해당하는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사진은 조 CEO(오른쪽)가 이날 시상자로 나선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포트폴리오 강화도 빠르게



조주완 CEO의 ‘공감 경영’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한 그는 37여 년간 근무하며 LG전자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매진했다.

CEO에 선임된 2021년부터는 이 회사 주력사업인 생활가전 분야에서 세계 1등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전장 사업에서는 기술 경쟁력 제고에 힘쓴 결과 글로벌 완성차 상위 10개 업체 중 8곳을 고객사로 두며 100조 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조주완호(號)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향해 빠르게 노를 젓고 있다. 출발점은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다. LG전자의 지난해 R&D 투자는 직전 년도 대비 11% 이상 늘었으며 AI, 로봇 등 미래 사업 분야에도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표 B2B 사업 중 하나인 냉난방공조 사업에서 속도를 올리고 있다. 가정/상업용 에어컨뿐 아니라 히팅 솔루션과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이자 차세대 수출 품목인 칠러를 앞세워 성장세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그러자 반응도 빠르게 나왔다. 최근 북미, 중남미, 중동,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 대규모 수주가 이어진 것이다.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에서는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가전구독이 새로운 추진체가 되고 있다. LG전자의 지난해 가전구독 매출은 약 2조 원에 달했으며, 최근 5년간 매출 연평균성장률은 30%를 웃돈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을 통한 체질 개선도 눈에 띈다. 스마트 TV 운영체제 webOS 기반 광고/콘텐츠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당초 목표한 1조 원을 넘기며 순항 중이다.

한편 조주완 CEO는 회사는 물론 국내 전자산업 성장을 이끈 공로를 최근 인정받았다. 지난달 21일 산업통상부 주최,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주관으로 열린 ‘제20회 전자·IT의 날’ 행사에서 그는 최고 영예에 해당하는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 훈장은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뚜렷한 기업인에게 수여되는 정부포상 중 훈격이 가장 높다. 조 CEO는 “회사의 영광”이란 소감을 밝히며 자세를 낮췄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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