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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기업정책 핫이슈(35)] ‘실수로 잘못 보낸 돈’ 정부가 책임진다?

‘착오송금 대책법’ 국회 파행에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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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9.05.01 08:49:43

문재인 정부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사람 중심’으로 전환해 성장의 과실을 골고루 나누자는 소득주도성장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혁신성장에 경제정책의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규제개혁, 양질의 일자리 창출, 재벌지배구조 개편 등을 국정운영의 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다. 이에 CNB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기업정책들을 분야별, 이슈별로 나눠 연재하고 있다. 이번 주제는 착오송금으로 인한 피해자 구제 방안이다. (CNB=이성호 기자)

 

착오송금으로 인한 피해 구제 방안이 마련될지 추이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2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착오송금의 법리와 이용자 보호’ 정책 심포지엄 모습. (사진=이성호 기자)

 

잘못 송금한 돈, 정부가 대신 보상
소비자단체, 쌍수 들고 개정안 환영
“개인 실수를 국가가 보상?” 반론도


착오송금으로 인한 피해자 구제책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착오송금이란 말 그대로 송금인의 착오로 인해 송금금액, 수취금융회사, 수취인 계좌번호 등이 잘못 입력돼 이체된 거래를 뜻한다.

최근 KEB하나은행·KB국민은행·NH농협은행·IBK기업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수협은행·K뱅크·카카오뱅크 등을 이용할 때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간편송금 등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착오송금 건수와 규모도 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2014년 5만7097건 2015년 6만1429건, 2016년 8만2942건, 2017년 9만2000건(2385억원)의 착오송금이 신고됐다. 문제는 미반환이다.

피해는 심각한 수준인데 2017년에만 5만2000건(미반환율 56.3%)이 송금인에게 다시 돌아가지 못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무려 1115억원에 달한다.

잘못 이체한 돈은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송금 후에는 전적으로 수취인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은행은 예금주 허락 없이 임의로 착오송금된 금액을 출금해 되돌려 줄 수 없다. 연락이 안 되거나 거부할 시 소송(부당이득반환청구)을 통해서만 반환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소를 제기하는 것은 큰 부담이 따른다. 변호사 선임 등 금전적 비용은 물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소액인 경우 더욱 그렇다. 3000만원 이하인 경우 소액사건심판 등 간단한 소송절차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지난 25일 국회도서관에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과 은행법학회 주최로 열린 ‘착오송금의 법리와 이용자 보호’ 정책 심포지엄에서 허환준 변호사(법무법인 율촌)는 “수취인 연락처 변경 등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송절차가 복잡하며 소액사건심판이라 할지라도 재판절차에 익숙하지 않으면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기에 착오송금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고스란히 부담하게 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인식이 커지는 건 당연지사다. 국가 차원의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국회에는 관련법이 계류돼 있다.

민병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2월 대표발의한 ‘예금자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수취인이 거부해 반환되지 않은 착오송금 관련 채권을 매입(송금액의 80%)해 일단 피해를 구제하고, 이후 수취인을 상대로 소송 등을 통해 회수토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금융위는 매입할 수 있는 채권을 착오 송금일로부터 1년 이내, 금액 기준으로는 5만원~1000만원으로 가정하면 연간 피해 발생건수 대비 약 82%, 금액 대비로는 약 34%의 피해를 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단체에서도 이 개정안에 대해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CNB에 “휴먼·압류계좌 등에 잘못 돈을 입금한 경우 다시 찾기가 쉽지 않고, 소송비용 등 부담으로 아예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며 “국가 재정이 투입되더라도 회수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해 금융소비자들을 위한 장치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착오송금 구제사업 개요. (자료=금융위원회)

 

국회 파행으로 찬반 논의 중단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피해구제 대상과 관련해 착오송금으로 인한 송금액의 반환채권은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 이에 대한 규율은 민사법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다.

피해구제 등의 목적으로 이에 대한 특별한 규율(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채권을 보호할 만한 사유가 존재하거나 다른 구제수단을 상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는 것.

하지만 착오송금으로 인한 금전반환청구권의 경우 채권자인 송금인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채권으로, 송금인의 법적·경제적 지위가 일반적으로 수취인에 비해 열악해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지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송금 받은 자가 이 돈을 사용한 경우 현재에도 ‘형법’상 횡령죄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과 착오에 기인한 피해에 대해 정부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타당한 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개정안에서는 타 채권과 달리 예보에서 채무자인 수취인의 개인정보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적정성 논란도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법안을 강하게 밀고 있는 금융위는 착오송금으로 인한 피해로부터 예금자를 보호하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에 기여하는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예보가 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입장을 상임위에 전달했다.

특히 위성백 예보 사장은 ‘착오송금의 법리와 이용자 보호’ 심포지엄에 참석해 “착오송금을 둘러싼 법률관계가 마냥 단순하지만은 않다”며 “공사에서는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 제도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당초 정부에서는 개정안 통과를 적극 지원, 법 개정 완료 후 하위법령 정비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에 구제사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사정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법안에 대해 여·야간 쟁점이 없긴 하지만 국회가 선거제·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싸고 더욱 꽁꽁 얼어붙고 파행으로 치닫고 있어 처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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