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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문학㉑] 음식에 추억을 입히다…오뚜기 ‘푸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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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1.06.03 09:19:57

카스텔라·모리국수·돼지국밥의 추억
가족과 음식에 대한 따뜻한 情 공유
첫 공모전에 5533편의 에세이 몰려

 

오뚜기는 올해 처음으로 푸드 에세이 공모전을 시작했다. 지난달 18일 오뚜기 본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함영준 회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오뚜기)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집콕’이 대세가 된 요즘, 문학은 메마른 삶에 위로가 된다. 이에 CNB가 ‘문학’을 ‘경영’에 담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편은 오뚜기의 ‘푸드 에세이’ 이야기다. (CNB=손정호 기자)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앉는 봄날이면 믹싱볼에 계란 거품을 내는 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져요. 빛바랜 믹싱볼은 아버지가 좋아하는 부추전 반죽을 만드는 그릇이기도 하죠.”

오뚜기의 푸드 에세이 공모전에서 1등에 해당하는 오뚜기상을 받은 ‘케이크는 어찌 되어도 좋아’라는 수필의 첫 문장이다. 남명혜 씨의 작품으로, 부제는 ‘엄마의 카스텔라가 알려준 인생 레시피’이다. 가족과 함께 카스텔라를 만드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았다.

오뚜기는 올해 첫 공모전을 열었다. 2월부터 4월까지 음식을 통한 가족 사랑을 주제로 원고를 모았다. 5533편의 수필이 응모했고, 심사를 통해 총 66명의 수상자를 발표했다.

지난달 18일 강남구 오뚜기 본사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본상을 받은 5명의 수상자와 함께 오뚜기 함영준 회장과 황성만 사장이 참석했다.

수상작들은 대부분 음식과 가족에 얽힌 따뜻한 기억을 풀어냈다. 으뜸상의 제목은 ‘엄마가 그리운 날에는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김경진 씨)이다. 화목상은 ‘어머니와 순대국밥’(김지연 씨), ‘모리국수 – 詩를 빚다’(박성근 씨), ‘도시락 기차’(성기용 씨), ‘북경반점 키드’(유가희 씨)가 차지했다.

수상작들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다. 푸드 에세이 공모전을 위해 별도로 만든 사이트에 수상작 갤러리 코너가 있는데, 일반인들이 쉽게 접속해 상을 받은 수필을 감상할 수 있다.
 


플래그십 레스토랑 전시회도 열어



오프라인 전시회도 가졌다. 오뚜기가 최근 봉은사로에 만든 플래그십 레스토랑인 롤리폴리 꼬또에는 외부 정원에 큐브라는 전시공간이 있다. 수상작 6편을 노란색 판넬 위에 프린트해 네모난 상자 모양의 이 공간에서 전시했다. 꽃과 롤리폴리 꼬또에서 만든 굿즈들도 함께 자리해 따뜻함을 더했다.

 

오뚜기의 플래그십 레스토랑인 롤리폴리 꼬또. (사진=손정호 기자)

오뚜기 관계자는 CNB에 “음식과 함께하는 스위트 홈이라는 주제로 에세이 공모전을 시작하게 됐다”며 “음식에 얽힌 추억을 글을 통해 되새기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처럼 오뚜기가 푸드 에세이에 주목한 이유는 문화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오뚜기는 롤리폴리 꼬또를 오픈하며 자사의 카레와 라면 등을 활용한 퓨전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야외 정원에는 조각 작품을 설치하고, 케찹 모양의 필통과 노란색 컬러를 강조한 메모지, 연필, 키링, 무릎담요 등 전용 굿즈도 판매하고 있다.

롤리폴리 꼬또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는데,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25일 점심시간에도 사람들이 붐벼서 40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작년 11월 말 오픈했는데, 6개월 가량 지난 현재 인스타그램에 관련 게시물만 500여개가 넘는다.

오뚜기는 롤리폴리 꼬또를 프랜차이즈 외식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은 없으며, 자신들의 기업 철학을 문화 콘텐츠로 표현하는데만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방면으로 문화 영토를 확장하는 가운데 탄생한 것이 푸드 에세이 공모전이다.

 


‘스위트 홈’ 지향하며 문화기업 이미지 굳혀



이런 배경에서 시작된 공모전은 오뚜기의 다양한 제품들을 간접적으로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

오뚜기는 라면과 카레, 케첩과 마요네즈, 식용유, 국수, 후추 등 여러종류의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1분 카레와 짜장 등 가정간편식(HMR) 제품도 많다. 식품 제품의 포트폴리오가 굉장히 다양하고 넓은 편이다.

이 제품들은 주로 어머니가 가족을 위해 음식을 할 때 사용하는데, 이런 특성상 에세이라는 형식에 음식에 대한 추억을 담아내기가 용이하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왼쪽)과 함 회장의 딸인 함연지씨. 함씨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함연지 유튜브 채널 '햄연지' 캡처)

여기에다 함영준 회장의 딸인 연지 씨가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 점도 문화기업의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 미국 티쉬예술대를 졸업한 연지 씨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활동을 통해 인플루언서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대기업 오너 3세이지만 공중파 방송에서도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으며, 다양한 뮤지컬 작품으로 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녀는 평소에도 아버지, 할아버지와 음식으로 얽힌 추억에 대해 자주 말했다.

이런 여러 배경들이 자연스럽게 결합 되면서 ‘푸드 에세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공모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CNB에 “오뚜기가 지향하는 가치가 스위트 홈이고, 이를 자연스럽게 표현해 내는 분야가 푸드 에세이”라며 “음식에 담긴 따뜻한 추억을 글로 표현하는 공모전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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