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빠른 확산으로 각 이동통신사마다 와이파이존(무선 인터넷 사용 가능 지역)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와이파이 존의 품질을 놓고 공방이 오가고 있다.
SK텔레콤의 정만원 사장은 지난 14일 새로운 유무선 통신서비스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T와이파이 존'을 연초 목표인 1만개소에서 연말까지 1만 5천개소로 50% 늘리기로 하고, 오는 9월 1만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연내 설치를 끝낼 T와이파이존의 3분의 1 가량인 5000개소에서 '브리지'를 이용한 '이동형 와이파이존'이 구축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품질'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브리지는 지난 2월 SK텔레콤이 선보인 무선 와이파이 공유기로 수도권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하는 와이브로(무선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무선 인터넷에 접속하도록 해주는 기기다.
최신 와이파이 공유기는 ‘802.11n 방식’이 적용되지만, 브리지는 구형 ‘802.11b/g 방식’을 채택해 속도차가 발생한다. 브리지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10메가비피에스(Mbps)지만 보통 3~4메가비피에스(Mbps)를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대 100메가비피에스(Mbps)속도를 내는 802.11n 방식의 와이파이 공유기의 실제 속도가 30메가비피에스(Mbps)인 것과 견주면 속도면에서 10배 가량 차이가 나는 셈.
이와 관련 경쟁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브리지 방식의 와이파이는 802.11n 방식의 와이파이보다 구형이기 때문에 서비스 속도가 느리고 보안면에서 떨어질 것"이라며 "보안서비스는 1차 인증 보안과 함께 정보를 주고받을 때도 보안이 계속 뒷받침 돼야 하는데 브리지가 과연 1차 인증 뒤에도 계속 보안이 유지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브리지를 이용하는 것은 KT나 LG유플러스에 비해 유선망이 취약하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와이파이를 설치하려는 것”이라며 “결국 저렴한 비용으로 와이파이존 숫자를 늘려놓고 경쟁업체에 개방화 압력을 넣으려는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동형 와이파이의 보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동형 와이파이의 속도는 떨어질 수 있지만 여러 명이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며, 속도 저하가 나타날 수 있는 곳에는 여러 대의 브리지를 설치했기 때문에 고정형 와이파이와 속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