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조은석 특별검사가 지휘하고 있는 내란특검팀이 지난 10일 재구속된 이후 건강상 이유를 들며 특검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15일 2차 강제 구인에 나선다.
앞서 특검은 전날 윤 전 대통령의 조사거부 사유가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강제구인에 나섰으나 윤 전 대통령이 이마저 수용실에서 나오기를 거부하면서 인치에는 실패하자 이날 바로 서울구치소에 오늘 오후 2시까지 조사실로 데려오라는 인치 지휘를 내렸다.
구속 상태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 시도가 특검으로서는 첫 번째 실패지만, 이미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구치소 방문 조사를 하려고 했으나 수용실에서 구치소 내 조사실까지 오게 하는 것도 실패하는 등 모두 세 번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이에 내란특검팀의 박지영 특검보는 14일 오후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2시 서울고검 청사 내 조사실로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교정 당국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의 인치 지휘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이에 다시 오후 3시 30분까지 인치 하도록 지휘하는 협조 공문을 보냈으나 이마저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특검보는 “나름의 최선을 다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전혀 응하지 않고 수용실에서 나오기를 거부했다”면서 “전직 대통령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강제적 물리력을 동원하기는 어려웠다”는 서울구치소측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은 오래 검사로 재직하면서 조사 업무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아는 분으로 이런 상황을 생각해본 적 없고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하면서 “이에 특검은 15일 오후 2시까지 윤 전 대통령을 인치 하도록 재차 지휘했으니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측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지병인 당뇨에 더해 더위 속 열악한 구치소 환경 탓에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져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윤 전 대통령이 특검의 수사와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하며 사실상 ‘조사 보이콧’ 상태로 ‘버티기’에 들어간 만큼 윤 전 대통령이 강제구인 조치를 따를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따라서 특검팀은 강제구인이 또다시 불발되는 경우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조사를 시도할 수 있겠지만 이 역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 구속기소 하는 방안도 예상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18년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3차례 구치소 방문 조사를 거부하자 결국 대면조사 없이 재판에 넘긴 바 있다.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서울중앙지검장이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다.
이에 박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을 향해 “특검은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피의자인 윤 전 대통령은 오랜 검사 재직 시 형사사법시스템의 한 축으로서 구속 수감자 조사 업무에 관해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분이기에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박 특검보는 “구속영장에 의해 구속된 피의자에 대한 인치 지휘는 구속영장에 수반된 당연한 절차이고 피의자의 의사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15일 강제구인에도 응하지 않으면 특검팀은 물리력이 동원되는 상황까지 염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부분까지 가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박 특검보는 방문 조사 가능성에 대해 “다들 알겠지만, 예전에 김건희 여사에 대해 (검찰이) 방문 조사를 했을 때 사회적 비난 여론이 상당했다. 구속된 피의자에 대한 방문 조사도 그와 다르지 않다”라고 말해 강제구인이 연이어 실패하더라도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을 방문해 조사할 가능성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특검은 공수처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 수도권 대학 한 정치학 교수는 14일 오후 CNB뉴스 기자와 만나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이 비록 구속 상태였지만 현직 대통령 신분이었고, 특히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도 서울구치소 경내에 있었기 때문에 교정 당국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면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당한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정권은 선거를 통해 교체돼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이진수 차관이 법무부를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교수는 “교정 당국은 인치 지휘를 내린 내란 특검과 버티고 있는 윤 전 대통령 사이에서 난감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특검은 더욱 강하게 강제구인을 강조할 것이고, 여기에 사회적 분위기가 뒷받침된다면 교정 당국이 강제구인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