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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결] R&D 경쟁력 입증 제약업계…하반기 승부수도 '연구개발'

-우리 상반기 결산했어요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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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윤수기자 |  2025.07.15 10:17:15

해외 학회에서 연이어 연구성과 발표
오락가락 관세…트럼프 ‘입’ 예의주시
하반기 전략도 꾸준한 신약 연구개발
국가 전략사업된 제약, 정부 지원 기대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ICPI WEEK 2025'. (사진=연합뉴스)

2025년이 반환점을 돌았다. 상반기에도 국내 산업계에는 굵직한 이슈가 많았다. 공격적인 인수합병, 야심차게 벌인 신규 사업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 해외에서의 새로운 도전 등 기업들의 시계는 숨 가쁘게 돌아갔다. 그러나 숨 고를 새도 없이 곧장 남은 한 해 농사에 돌입해야 하는 시기. 기업들이 상반기에 뿌린 씨앗을 되돌아보고 하반기를 전망한다. <편집자주>


 


상반기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여러 해외 학회에 참석해 R&D 성과를 공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먼저 한미약품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에서 ‘HM15275’와 ‘HM17321’ 등 전임상 및 임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우선 비만 신약 ‘HM15275’의 임상 1상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켰다. 특히 낮은 투약 용량 결과만 담겼던 선 공개 초록 발표가 아닌 최고 용량군(8mg) 투약 결과가 본 발표에서 공개되면서 ‘HM15275’의 잠재력이 주목받았다.

이어 또 다른 신약 후보물질 ‘HM17321’에 대한 비임상 연구 결과 3건도 발표했다. 항체 기반 근육 보존 약물들은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불편한 투여 방식으로 인해 비만 환자들에게 사용 편의성이 떨어지며, 기존 비만 치료제와의 병용 투여 시에도 투여 방법 차이로 인한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이와 달리 ‘HM17321’은 펩타이드 기반 물질로 설계돼 투여 편의성이 높고,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특히 병용 치료제로 개발될 경우, 기존 인크레틴 계열 약물과 하나의 주사기에 혼합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팜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 학술대회 GBA1 Meeting 2025에서 파킨슨병 혁신 치료제 개발을 위한 최신 연구성과를 구두 발표 형식으로 공개했다.

파킨슨병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성하는 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운동 기능이 저하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SK바이오팜은 차세대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 ‘SKPD’를 개발 중이다.

발표에 따르면, SKPD는 다양한 동물 모델에서 운동 기능이 정상 수준에 가깝게 회복시켰으며, 치료 종료 후 최대 3개월까지 효과가 유지돼 질병의 원인을 조절하는 질병수정치료제(Disease Modifying Therapy, DMT)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휴온스그룹 휴온스랩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 2025 연례회의에서 재조합 인간유래 히알루로니다제 ‘HLB3-002(rHuPH20)’를 활용한 제형 변경 연구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피하에 존재하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해 약물의 확산 효력을 증가시키는 물질이다. 휴온스랩은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해 항체의약품 정맥주사제를 피하주사제로 변경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미국암연구학회서 HK이노엔과 공동연구 중인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표적 단백질 분해제 ‘SC2073(IN-207039)’의 비임상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폐암의 85% 이상은 비소세포성 폐암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학회에서 EGFR 내성 돌연변이를 가진 비소세포폐암(NSCLC·Non-Small-Cell Lung Cancer)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 중인 EGFR 표적 단백질 분해제 ‘SC2073(IN-207039)’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EGFR 돌연변이로 인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최신 연구 성과와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대한 ‘SC2073(IN-207039)’의 새로운 가능성을 소개했다.

 

지난 9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우리측이 제안한 한미 간 제조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자동차·철강 등 품목관세에 대한 우호적 대우를 재차 요청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5%? 200%?…‘시한폭탄’ 트럼프發 관세



상반기 제약업계는 괄목할 연구 성과를 보였지만 미래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불투명하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미국과 한국의 상호관세율 및 발효일자 등이 포함된 서한을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공개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서한에 따르면, 지난 4월 발표한 제조업 관련 관세와 동일한 수준으로 다음 달 8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특히 높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환적된 상품은 해당 높은 관세율이 부과될 것이며,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국별관세에 보복관세만큼 더해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이번 관세 전쟁에 국내 의약품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의약품을 만들 수 있도록 유예시간을 1년 반으로 정했고, 그 이후에는 20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내 투자 확대 및 미국 내 의약품 생산을 회복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국내 제약업계는 미국 내 재고 이전과 현지 생산시설 확보로 관세 영향을 최소화 할 예정이며, FDA 승인 시설에서 즉시 생산 가능하도록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 달 1일까지 사실상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연장된 것으로 보고,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남은 기간 상호 호혜적인 결과 도출을 위해 협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미국의 주된 관심사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국내 제도 개선, 규제 합리화 등과 함께, 양국간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통해 핵심산업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한미약품 R&D센터 연구원들이 미국당뇨병학회에서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 HM15275와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의 주요 연구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토대로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하반기도 R&D로 정중동



시계 제로에 갇힌 제약업계는 하반기에도 R&D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정중동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우선 한미약품은 오는 10월 열리는 유럽종양학회에서 HM97662의 글로벌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차세대 표적항암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EZH1/2 이중저해제(HM97662)’를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 제제 투여를 통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신약개발 전문 제약기업’으로서 신규 모달리티를 접목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추진력을 높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내 직판 인프라를 활용한 ‘제2의 세노바메이트’를 목표로 한 세컨드 프로덕트(Second Product·후속약물) 도입을 연내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제품은 미국 내 기 구축된 세일즈 네트워크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선정, 신속한 시장 진입 및 조기 수익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에스티 관계사 메타비아는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GLP-1, Glucagon 이중 작용제 ‘DA-1726’의 최대 내약 용량(MTD·Maximum Tolerated Dose) 탐색을 위한 추가 임상 1상을 개시했다.

이번 추가 임상 1상은 건강한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4주간 ‘DA-1726’ 또는 위약을 반복 투여하는 시험으로 진행된다. 올해 4분기 DA-1726 최대 내약 용량 탐색 임상 탑라인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추가 임상 1상을 통해 DA-1726의 더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 및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해 낼 계획이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 1호 명령,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정부도 뒷받침…‘제약·바이오’는 국가 전략산업



R&D와 더불어 제약업계는 정부 정책에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대선때 공개한 공약집에는 3대 비전, 15대 정책과제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 중 ‘AI 등 신산업 집중 육성’ 방안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국가 투자와 책임성을 강화하고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먼저 국가 전략산업 지정 및 연구 개발 투자를 확대해 AI·빅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또한 약가 제도를 개편해 혁신 신약에 대한 예측 가능한 약가 산정 기준 마련과 함께 위험분담제 확대 적용으로 신약 개발 리스크를 완화한다.

더불어 공급망 안정 및 공공성 강화를 위해 필수의약품 공공 생산·비축 시스템 구축, 국산 원료의약품·백신 자급화 지원,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균형 발전 등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감염병 대응 및 백신 연구 개발 강화를 위해 mRNA 등 차세대 백신 플랫폼 기술 지원 및 넥스트 팬데믹 대비 인프라 및 글로벌 협력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디지털 헬스케어 및 의료기기 산업 지원을 위해 AI 기반 디지털 헬스 및 의료기기 혁신, 적정 보상체계 마련과 유통구조 개선 등을 지원에 나선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 지원에 대한 공약이 실질적인 R&D 지원과 규제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국내 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CNB뉴스=이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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