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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케이블TV와 지상파 진흙탕 싸움에 시청자만 '봉'

시청료도 냈는데 왜 못보나…시청자들 외면한 밥그릇 싸움 종식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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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어진기자 |  2011.11.28 17:15:09

▲지상파 재송신이 중단된 케이블TV(사진출처=케이블TV협회)

지상파 재송신의 대가를 놓고 케이블TV업체들과 방송3사간의 협의가 결국 결렬, 28일 오후 2시부로 케이블TV에서 지상파 HD방송 송출이 중단됐다. 지난주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이 지상파 방송3사 사장단과 케이블TV 사장단까지 만나가면서 협상 타결을 주문했지만 결국 소용이 없었다.

이에 따라 애꿎은 400만(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들만 HD급 지상파를 보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놓였다. 더군다나 원래 케이블TV업계에서는 HD급 지상파 방송 송출 중단 뿐 아니라 전면 송출 중단을 선언한 바 있어 협상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전체 1500만 케이블 가입자들은 지상파를 아예 볼 수 없게 된다. 케이블TV업체들과 지상파 방송3사간의 밥그릇 싸움에 시청자들만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지상파 재송신 대가 여부

문제가 되는 것은 케이블TV가 지상파를 재송신 할 경우 얼마만큼의 대가를 내야하느냐다. 지상파 방송3사는 IPTV에서 적용되듯 가입자 한 명당 280원의 대가를 요구하고 있고 케이블TV업계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맞서고 있다.

그간 케이블TV업계는 지상파 재전송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 케이블 업계에 따르면 이는 암묵적인 합의에 의해 도출된 결과다. 지상파를 직접 수신해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케이블이 전국에 설치, 난시청 지역에서 원활한 방송 수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IPTV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달리 돌아갔다. 지상파 방송3사가 IPTV업체들을 대상으로 가입자 당 280원의 지상파 송신 대가를 받기 시작한 것. 방송3사는 이를 케이블TV업계에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2008년 처음 지상파 재송신 대가 문제를 놓고 방송3사와 케이블업계는 협상을 벌여왔지만 끊임없는 논란만 가중 시켰다. 급기야 지상파 방송3사는 케이블TV업체인 CJ헬로비전을 대상으로 재송신 중단과 이에 따른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통해 지상파 재송신을 할 경우 하루 당 1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까지 나왔다.

케이블TV협회와 지상파 방송3사는 지상파 송출 중단 결론이 나면서 ‘밥그릇 싸움에 시청자들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모면하기 어렵다. 아무리 밥그릇 싸움이 중요하더라도 400만명의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외면한 것이기 때문이다.


주파수 무료로 사용하는 것은 ‘보편적 시청권’ 때문인데

우선 지상파 방송3사는 주파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서비스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이 ‘보편적인 서비스’기 때문이다. ‘보편적 서비스’라는 명목 하에 아무 대가 없이 주파수를 사용하는 방송3사는 눈앞의 이익에 혈안 돼 400만 케이블 가입자들의 시청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또한 국내에서 직접 지상파를 수신해 보는 사용자들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턱대고 케이블업계에 대가를 요구하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난시청 지역이 많은 상황에서 케이블TV 업체들의 ‘손을 빌려’ 지상파를 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케이블TV업계에 따르면 전체 시청자의 74% 정도가 케이블TV를 통해 지상파의 방송을 수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공공재’인 주파수를 ‘무료’로 활용하는 지상파 방송3사가 난시청은 해결하지 못할망정 케이블TV에 저작권이라는 이익에 눈이 멀어 돈을 요구하고 결국 400만 가입자들의 시청권을 무시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상파의 수신료도 문제다. 지상파 방송들은 현재 국민들로부터 매달 2500원의 시청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지역에서 지상파 시청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 상당하다. 케이블TV에 가입한 상당수의 사용자들은 지상파 방송을 ‘제대로’ 시청하기 위해 가입한 사용자들도 많다. 하지만 저작권을 빌미로 난시청을 해소하지도 않았으면서 무턱대고 케이블TV업체들에게 대가를 요구, 결국 지상파 재송신 중단 상황에 놓인 것은 분명 지상파 측의 잘못이 크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케이블TV업계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케이블TV업체들도 이 상황에 대한 비판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콘텐츠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케이블TV업체들은 ‘난시청을 해결해줬다’는 명목 하에 오히려 지상파측에 돈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마저도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SBS, MBC, KBS2 방송중단 강요에 따른 케이블 TV 기자 회견'에서 “지상파 측이 100% 난시청을 해소하고 송출하는 상황이라면 케이블업계가 할 말이 없겠지만 케이블업계가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송출해준다. 그런데 왜 재송신 대가로 월 840원의 대가가 나오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건 이야기가 안 되는 것”이라며 “재전송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대다수의 국민에게 유료화를 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돈을 받아야하는 것은 자신들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인터넷 상 비판 여론 들끓어

인터넷 상에서는 지상파 재송신 중단에 대한 비판의 여론이 뜨겁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진행되면 어쩌라는 말인지? 결국 피해는 서민들만 힘들겠네요~ 좋은 지역에서 거주하면 그냥 TV 잘나오고 난청지역에서 살면 억울하게 시청권한도 없어지고”라는 글을 게시했다.

다른 한 네티즌은 “이제 부터 방송국에서 (지상파를)잘나오게 해줘야지요. 지금 까지 방송국이 케이블 덕을 본 셈이지요”라며 “케이블에서 재전송을 하더라도 실시간 방송 재전송은 방송국에서 케이블에 돈을 주고, 재방송은 케이블이 방송국에 줘야 맞는 것 아닐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케이블TV업계와 지상파 방송3사간 시간을 끌어오던 지상파 재송신 협상은 결국 시청자들을 외면한 채 결렬됐다. 이대로 협상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1500만명 케이블TV 가입자들은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게 된다. 양측의 돈 싸움에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받지 못한 시청자들은 그저 분통이 터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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