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년간에 ‘강남시대’를 마감하고 다음달 18일 수원 디지털시티 본사로 옮겨간다. 사진은 29일 수원디지털시티 전경. (CNB=유명환 기자)
삼성전자, ‘강남시대’ 끝…내달 수원 이전
전자·IT·모바일 집산지, ‘삼성 윈윈’ 효과
서초 빈자리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입주
지난 29일 수원으로 가는 길은 가깝고도 멀어보였다. 서울에서 불과 40킬로 남짓한 거리였지만 대략 1시간 가량 걸려 도착했다. 우리나라 전자·IT·모바일의 집산지이다 보니 영내 취재가 허락되지 않았다. 5미터 넘는 높은 벽 너머를 들여다보기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 계열사가 이주하는 수원 삼성디지털시티는 157만 8274㎡ 규모다. 2001년 지상 27층, 5000여명 수용 규모의 정보통신 연구소(R3)가 완공됐다. 2005년에는 지상 37층, 8000여명 수용 규모의 디지털 연구소(R4)를 조성했다.
이후 2013년 모바일연구소(R5)가 추가로 완공돼, 현재 삼성전자 CE부문, IM부문 등이 입주해있다.
▲삼성전자가 이전하게 될 삼성디지털시티는 정보통신 연구소(R3)와 디지털 연구소(R4), 모바일 연구소(R5)가 입주해있다. 사진은 29일 수원디지털시티에 근무하는 삼성직원이 정문을 통해 근무지로 복귀하고 있다. (CNB=유명환 기자)
삼성그룹은 현재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의 삼성전자를 비롯해, 화성과 영통 등 수원 화성 일대 3곳에 여러 생산시설과 연구 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배후 주거단지로 대림산업이 경기도 용인시 남사지구에 짓고 있는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가 있다.
서울 서초사옥 C동에 입주해 있던 삼성전자는 수원디지털시티 본사 B동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판교 알파돔시티로 각각 입주한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 인력의 서초구 우면동 서울R&D센터 이전을 시작으로, 인사·법무 등 경영지원 조직이 모두 수원 삼성디지털시티로 옮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서초사옥 저층부에서 일하던 R&D(연구개발)·디자인 인력 5000여명을 서초구 우면동 삼성서울 R&D 캠퍼스로 이동시켰다. 다음달 남은 경영지원 인력까지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동하면 사실상 서초사옥을 완전히 비우게 된다.
이로써 2008년부터 8년간 이어온 삼성전자의 ‘강남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은 그대로 서초사옥에 남는다.
삼성물산 역시 서초사옥 시대를 마감한다. 마지막 남은 상사부문도 잠실 향군타워 입주가 확정됐다. 현재 잠실 향군타워에 입주해 있는 삼성SDS의 연구개발(R&D) 인력들이 우면동 삼성서울 R&D 캠퍼스로 이동하면 그 자리를 채운다.
▲서초사옥에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이 떠난 서초사옥에는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세종대로 본관 건물을 부영에게 58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다른 계열사들도 사옥 매각을 한창 진행 중이다. 해외 매각설이 나오는 제일기획은 서울 이태원 사옥 별관 건물을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물산과 256억원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서울 상일동 사옥을 매물로 내놨다. 매각 이후 사옥 이전이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CNB=유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