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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정주영 회장 소떼방북 역사 잇는 ‘현대로지스틱스-민통선 통일촌’

‘고립’에서 ‘상생’으로…통일시대 기다리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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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6.06.21 10:54:03

▲민통선 마을인 통일촌에는 167가구 470여명이 입주해 있다. (사진=이성호 기자)

현대로지스틱스 임직원들의 민간인출입통제선(이하 민통선) 출입이 잦다. 대한민국 유일의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자유의 마을(대성동)’을 비롯해 백연리 ‘통일촌’과 동파리 ‘해마루촌’ 등 민통선 지역 3곳과 지난 2004년부터 자매결연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에도 현대로지스틱스 임직원 100여명은 통일촌에서 일손돕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많은 기업들이 농·어촌 마을과 연계해 상생을 꾀하고 있지만 현대로지스틱스가 유독 민간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곳을 택한 이유는 뭘까. (민통선=이성호 기자)

민통선 마을들과 일손돕기·교류 활발
정주영 회장 소떼 방북 역사성 이어와
고립됐지만 고요한 생기…도농상생 정착

전날 내린 비 덕분에 모처럼 미세먼지가 싹  가신 지난 16일 CNB 취재진은 통일촌으로 향했다.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이 1998년 소떼를 몰고 방북하기 위해 건넜던 통일대교를 지나자마자 좌측 길로 나타나는 마을이 1973년 박정희 정부가 조성했다는 통일촌이다.

통일촌은 임금에게 진상됐던 장단삼백(쌀, 콩, 인삼)이 알차게 여물어가는 옥토의 땅이자 청정마을이다. 특히 예부터 콩의 주산지로 유명한 장단 지역으로 ‘장단콩’이 특산품이다. 매년 가을 임진각 앞에서 ‘장단콩 축제’가 성대히 열리기도 한다.

▲통일촌농산물직판장/식당 전경. (사진=이성호 기자)


마을 입구 ‘통일촌농산물직판장/식당’에서는 이처럼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작물은 물론 맛깔스러운 음식도 맛볼 수 있으며 관광 온 내·외국인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민통선 안이라고 하지만 통일촌은 여느 농촌 마을과 별반 다르지 않다. 논밭이 펼쳐져 있고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주민들. 사람 냄새가 나는 정겨운 시골마을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167가구에 470여명이 입주해 있으며 주로 쌀·콩·인삼을 재배하고 목축업을 하는 사람도 있다.

▲조석환(71) 통일촌 이장. (사진=이성호 기자)

바쁜 시간을 내준 조석환(71) 통일촌 이장 겸 통일촌농산물직판장 위원장은 1973년부터 이곳에 정착해 거주하고 있으며 올해 주민들에 의해 새로 이장직을 맡았다.

조 이장은 “정부에서 기부차원으로 마을이 조성돼 아주 예전에는 마을사람들이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남녀 상관없이 영점사격도 하고 보초도 섰었다”며 “현재는 통행에 불편함이야 있지만 이는 충분히 감수해야 하는 부문이며 별다른 문제없이 잘 살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농촌기피 현상은 이곳에서도 예외가 없기에 마을의 노령화는 어쩔 수 없다.

그는 “3·40대에 입주한 주민들이 이제 나이를 먹어 70%가 70세를 넘긴 노인들이고 나머지 30%가 60대·50대 등이다”며 “그래도 모두 정정하게 농사를 짓고 있고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 있어서 늘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촌 주민이 경운기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사진=이성호 기자)

조 이장의 말처럼 여러 기관·단체 등에서 민통선 이북지역 마을과 직·간접으로 연을 맺고 있지만 현대로지스틱스와의 관계는 조금 특별하다. 민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10여년 넘게 마을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 관계자는 “2004년 당시 현대에서 대북사업을 하고 있었고 상징적인 의미도 있어서 통일촌 등과 1사1촌 자매결연을 맺고 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민통선 내 유일한 ‘택배취급점’ 

▲현대로지스틱스 통일촌 취급점. (사진=이성호 기자)

사실 자매결연을 맺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개 반짝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했기에 주민들의 시선이 썩 곱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로지스틱스 측에서는 자매결연을 맺을 때 마을과 진정으로 유기적인 관계로 발전해 나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재도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 차원에서 매년 봄·가을에 100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여한 일손돕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도 통일촌을 찾아 필요한 곳에 일을 돕고 잡목·잡초제거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봄보다는 가을이 수확철이라 일손이 매우 부족한 상황으로, 일꾼 고용비 등 부담을 줄이는 데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임진각 광장에서 열리는 가을 장단콩 축제에도 매년 참석해 장단콩 행사 지원 및 농산물 구입 등도 정기적으로 꾀하고 있다.

특히 2004년 통일촌 마을에 택배취급점을 개설했는데 주민들의 호응이 매우 좋다. 인근 해마루촌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어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

▲통일촌 모습. (사진=이성호 기자)


이곳의 택배물량은 평소에는 1주일에 100~200건, 가을 수확기에는 수천건씩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대로지스틱스 택배 취급점이 없었을 때에는 주민들이 문산까지 나가서 택배업무를 봐야만 했었기에 불편함을 크게 줄인 것이다.

▲현대로지틱스 직원들의 일손돕기 모습. (사진=현대로지스틱스)


현대로지스틱스는 이밖에도 회사 쇼핑몰을 통해 농산물 판로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마을회관에 PC, 책상 등도 기부하면서 자매결연을 통한 우의를 다지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 관계자는 “농활 같이 직원들도 일상을 탈피해서 통일촌 등에서 일을 하는데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주민들도 직원들의 방문을 좋아해주시고 일을 마치고 나면 직원·주민 모두 함께 돼지도 잡아 바비큐를 구우며 마을 잔치를 벌인다”고 전했다.

물론 잔치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회사에서 정산하기 때문에 마을사람들이 추가로 내는 돈은 없다.

▲통일촌 내 고추밭. (사진=이성호 기자)

고립돼 있으되 정체돼 있지 않고, 고요하지만 생기가 꿈틀거린다. 인정 넘치는 평화로운 마을, 드넓게 펼쳐진 논·밭에는 농작물이 영글어 가고 힘들지만 이를 일구며 살아가는 주민들의 표정은 밝다. 

한편, 현대로지스틱스의 정례화 된 활동 외에도 주민들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찾아보는 노력이 더욱 필요해 보이기도 했다. 주민들의 땀방울이 녹아든 상품이 전국 곳곳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판로개척에도 나서는 등 이른바 ‘자매마을’의 의미를 되새기고 공존하는 방향을 끊임없이 발굴·추구해야하는 것이 숙제다.

현대로지스틱스 관계자는 “회사와 마을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무엇보다 마을발전에 보탬이 되는 도농교류에 있어서 국내 최고의 모범사례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소중한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민통선=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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