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지기자 |
2019.09.25 17:55:43
부산대학교 도서관은 한국 고전학과 역사학 분야의 권위자인 벽사(碧史) 이우성(李佑成, 1925~2017) 선생이 아끼던 유품 200여 점을 기증받아 ‘벽사(碧史)의 서재(書齋)’ 전시관을 마련하고 25일 부산대 밀양캠퍼스 도서관에서 개관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전시관에는 이우성 선생이 평소 사용했던 문방사우(文房四友)를 비롯해 중국 명필 왕희지(王羲之)와 조선후기 명필 배와(坯窩) 김상숙(金相肅)의 서첩과 간찰첩(편지를 책의 형태로 모은 것), 그리고 자하(紫霞) 신위(申緯)의 서화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의 탁본첩 등이 소개된다.
벽사 선생이 10대 시절부터 지어 온 친필 한시 시고(詩稿), 동아대·성균관대 교수 재직 시절 발표한 학술 논문의 친필 원고도 다수 전시된다. 특히 그간 간직해 온 선대 및 가문의 역사가 새겨진 인장(印章) 150여 점도 공개된다.
이우성 선생은 밀양의 민족교육기관인 화산의숙(華山義塾)을 건립한 이익구 선생의 증손자이자 ‘성호집(星湖集)’을 발간한 이병희 선생의 손자로 가학(家學)의 전통을 이어 한국 문학·역사·철학 전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수행해 온 고전학자다. 그는 성균관대 교수와 연세대 석좌교수를 지냈고 민족문화추진회 회장과 이사장, 퇴계학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밀양 출신인 이우성 선생은 고향에 위치한 부산대 밀양캠퍼스 도서관에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한적(漢籍) 3000여 책과 장서 1만여 권을 기증했다. 부산대 도서관은 이 고문헌 도서를 기증받아 ‘쌍매당문고’와 ‘벽사문고’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대 도서관은 ‘벽사의 서재’를 개관을 통해 부산대 밀양캠퍼스가 명실상부한 경남실학 연구의 거점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전시관 개관도 국립대학 육성사업인 ‘경남실학거점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한편 부산대학교는 경남실학거점화사업을 통해 ‘벽사의 서재’ 전시관 개관 외에도 부산대 밀양캠퍼스 학생 및 밀양시민을 대상으로 경남실학 독서토론 아카데미, 경남실학 원전 집중강독, 경남실학의 산실, 답사체험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