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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문학⑱]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마음에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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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1.03.13 09:52:46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30년 세월, 지친 서민들 삶 위로
코로나19 시대에 詩로 희망 안겨
삶이 지속되는한 글판도 영원할것

 

 

교보생명은 광화문 빌딩에 글판을 통해 시를 선물하고 있다. 계절마다 한 번씩, 일 년에 네 번 새로운 시를 보여준다. (사진=교보생명)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집콕’이 대세가 된 요즘, 문학은 메마른 삶에 위로가 된다. 이에 CNB가 ‘문학’을 ‘경영’에 담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편은 광화문 글판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교보생명이다. (CNB=손정호 기자)

 



 

“지키는 일이다, 지켜보는 일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에 새로 걸린 글판의 시 구절이다. 전봉건 시인의 시 ‘사랑’의 일부를 담았다. 옆에는 노란색 꽃을 돌보는 어린이의 그림으로 다가오는 봄을 표현했는데, 오는 5월 말까지 이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코로나19 사태로 고단한 현실에서도, 사랑의 위대함을 믿으며 봄을 희망차게 맞이하자는 의미로 이번 시를 선정했다.

매년 계절마다 네 번씩 광화문과 강남 빌딩의 글판은 새롭게 바뀐다. 지난 겨울에는 김종삼 시인의 시 ‘어부’ 한 구절이 이 자리를 지켰다.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였다.

이는 광화문 글판 문안 선정위원회가 선정한다. 공선옥, 성석제, 이승우, 은희경, 한강 소설가와 안도현, 장석남, 정호승, 최승호 시인 등이 선정위원으로 활동했다. 언론인, 수필가도 참여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CNB에 “공정한 방법으로 좋은 글귀를 선정하기 위해 문인과 언론인들로 이뤄진 선정위원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매년 계절마다 일년에 네번 새로운 시를 선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광화문 글판의 역사를 담은 단행본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도 만들었다. (사진=손정호 기자)

30년의 시간이 말하는 것



광화문 글판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91년 1월 교보생명의 창립자인 고(故) 신용호 회장이 이를 제안했는데, 처음에는 경제 활성화를 담은 계몽적인 문구가 걸렸다.

지금 같은 감성적인 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이후인 1998년부터 사용됐다. 첫 시는 고은 시인의 ‘낯선 곳’이라는 작품이었다.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라는 내용이다.

또 고은의 “모여서 숲이 된다. 나무 하나하나 죽이지 않고 숲이 된다. 그 숲의 시절로 우리는 간다”는 시 구절도 같은 해 광화문에 걸려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30년 동안 가장 사랑받은 글은 무엇일까. 교보생명은 지난해 30주년을 기념해 ‘삶의 한 문장, 내 마음 속 광화문 글판은?’이라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총 1만5600명의 네티즌이 참여했다.

이 투표에서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인용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가 1위를 차지했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중 한 구절인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도 많은 사랑을 받은 구절로 꼽혔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비슬라바 쉼보르스키(폴란드), 파블로 네루다(칠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도종환 시인(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시도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인상 깊은 구절로 각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단행본도 만들었다.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이 책에는 김사인, 나태주, 백무산, 정호승, 정현종 시인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글판에 소개된 73편의 시 전문, 역대 광화문 글판 이미지들을 살펴볼 수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대산문화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는데, 다양한 문학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신 회장이 전사경영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학으로의 항해



교보생명이 글판 운영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우선 교보생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서점 중 하나인 교보문고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교보문고를 통해 다양한 국내외 책들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좋은 시를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일로 사회에 공헌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산문화재단의 문학 지원도 이유로 볼 수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대산문화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는데, 이를 통해 대산문학상과 대산창작기금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활동 중인 문인들을 격려하고, 우리나라 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이다.

재단은 한국 작품을 해외에, 해외 작품을 국내에 번역해 소개하는 활동도 하고 있으며, 서울국제문학포럼 등 다양한 문학 행사도 지원한다. 광화문 글판은 이런 문학 지원사업의 연장선으로 풀이할 수 있다.

광화문 글판은 어떤 미래를 맞이할까. 글판은 교보생명그룹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아,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금도 문학은 인간을 탐구하고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장르로 순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글판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인은 CNB에 “인간의 삶 자체가 불안정하고, 위로를 늘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글판 또한 삶과 문학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늘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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