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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ESG로 돈벌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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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1.09.30 09:45:54

(CNB=도기천 편집국장)

 

“국장님, ESG를 회사 실적과 연관짓는건 좀 부담스럽습니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하고 있는데 돈벌이로 비춰질까 우려됩니다.”(대기업 홍보실 관계자)

“이번주 ESG 시리즈는 △△기업의 오래된 봉사활동을 다루려고 합니다.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기업이더라구요.”(산업부 기자)

 

 

두 사람 다 ESG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ESG를 ‘진일보한 사회공헌활동’ 정도로 알고 있기에 저런 말을 하는거다. ESG의 개념부터 보자.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도입해 지속가능한 투명경영을 하자는 의미다.

기존의 사회공헌활동이 전체 ESG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크지 않다. ESG에서 S에 속하며 S 중에서도 한귀퉁이 정도다.

S(Social)는 사회적 채권 발행, 협력사와의 상생, 고객과의 소통, 사회적기업 지원 등 다양한 가치경영을 뜻한다. 이중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 정도가 전통적인 사회공헌 영역이다.

“오른손 하는 일, 왼발도 알게 하라”

따라서 ESG는 회사의 실적과 직결되는 경영의 핵심전략이다. 경영 비리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고객과의 소통을 중심에 놓아 궁극적으로 회사를 성장시키자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ESG라는 단어에는 반드시 ‘경영’이라는 단어가 겹쳐진다. 글로벌 기업들이 ESG라고 하지 않고 반드시 ‘ESG 경영’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CNB뉴스의 기획연재 시리즈 타이틀도 [ESG경영시대]다)

한마디로 ESG는 위대한 박애정신이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도 모르게 하는’ 숨은 봉사활동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발도 알게 하는 것’이 EES경영의 목적이다. 고객들에게 친환경 기업임을 널리 알리고, 투자자들에게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춰 지속가능성이 보장된 기업임을 홍보해 회사를 키우자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ESG를 잘 실천하는 기업은 덩치가 커지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몰락하고 있다.

굳이 대한항공이나 남양유업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더이상 갑질하는 기업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 이런 기업들은 시장에서 존재감이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반대로 ESG 지수가 높은 기업은 매출도 높다. 최근 CNB가 [ESG경영시대]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만난 여러 기업들의 사례가 그러하다. 전세계 증권사 중 최초로 해외 공모 미국 달러화 ESG 채권을 발행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섰으며, 국내 최대 수산기업 동원은 필(必)환경을 선언하고 ‘노(No) 플라스틱’ 제품들을 선보여 소비자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기업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하나금융의 ‘대학생 SMART 홍보대사’를 위한 취업특강과 멘토링. (하나금융그룹 제공)

 

“이런 지랄 같은 제품”… 봉사활동 해봤자

소비자 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ESG를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 여러 대기업들의 주요주주이기도 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해부터 모든 투자와 인수 결정에 있어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맨 먼저 따지고 있다.

글로벌 ESG 평가기관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는 200명 이상의 ESG 전담 애널리스트를 두고 다양한 벤치마크 지수를 통해 기업의 ESG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평가 대상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1만4000여개에 이르며, MSCI가 부여한 성적표는 글로벌 펀드들의 투자 기준이 되고 있다.

고객과 호흡하는 좋은 돈벌이(ESG)를 할 것인가, 고객을 속이는 나쁜 돈벌이를 할 것인가?

플라스틱과 비닐이 합쳐진 포장재 때문에 맘들이 분리수거 때마다 “이런 지랄 맞은 제품”이라고 한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밝지 않다. 에코포장재로 바꿔 내용물에 환경흐르몬이 침투하지 않았음을 알릴 때 그 상품이 팔린다.

툭하면 터지는 오너 리스크 때문에 기업과 직원들이 받는 피해는 또 어떠한가? 주주권 확대 및 이사회 투명성 강화를 통해 오너 일가의 전횡을 원천봉쇄하는 것 또한 ESG의 핵심 중 하나(지배구조(Governance) 개선)다.

더이상 ‘봉사활동’ 얘기는 그만하자. (봉사활동은 대한항공, 남양유업도 아주 잘했다)

ESG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이다.

(CNB=도기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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