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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흔들리는 P2E, 불안해서 게임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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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2.06.23 09:59:00

사진=픽사베이 

자본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자 주식 시장은 곤두박질쳤고, 코인 시장 역시 무섭게 하락한 것. 주식과 코인의 상관관계에 대해 정확히 검증된 바는 없지만, 유동성 하락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앓는 소리가 시작될 즈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대미문의 사건까지 터졌다. 바로 ‘루나·테라 사태’다. 루나와 테라는 한국인 개발자가 만든 국산 코인이라는 점이 주목받으며 글로벌 시가총액 6위까지 올랐지만, 그 가치는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고 약 50조원에 달하는 자산이 증발했다.

그 여파로 코인 시장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P2E(Play to Earn)’에 집중하고 있는 게임업계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게임 코인인 위메이드의 ‘위믹스’, 넷마블의 마브렉스(MBX),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메타보라의 ‘보라’, 네오위즈의 ‘네오핀’ 등은 가격 하락세를 피할 수 없었다.

코인의 가격이 하락하자 P2E 시장의 신뢰는 급하락했다. 게임 안에서 사용되는 재화의 가격 변동성이 심하면, 게임 내 경제가 흔들릴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P2E에 대한 기대와 신뢰는 단기간에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이머와 투자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P2E 모델이 지속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중이다. 게임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어서 플레이했는데, 그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게임을 하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P2E가 일종의 ‘폰지 사기’*라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P2E 모델에서 특정 게이머가 얻는 수익은 다른 게이머의 비용에서 발생이 된다는 이유다. 또, 초기 게이머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대 이상의 아이템 구매가 필수가 됐기 때문에 사실상 게임사의 배만 부르게 해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소 과격한 표현들이지만, 현 상황으로만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폰지 사기 : 수익을 기대하는 신규 투자자를 모은 뒤, 그들의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행되는 다단계 금융 사기 수법)

위기감을 느껴서일까? 게임사의 P2E 홍보 포인트는 점차 바뀌고 있다. Earn보다는 Play에 집중하고 있다. 게임 내부에서 활용되는 코인은 투자용 자산이 아닌 게임 내 연결 재화일 뿐이며, 블록체인 게임의 성공 요인은 ‘재미’와 ‘게임성’에 있다고 강조한다.

바람직한 변화다. 사실 그간 보여왔던 P2E 게임은 양산형 저급 게임과 기존작에 P2E 요소를 붙여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서 게임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보기 어려웠다.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 식의 느낌도 강했다. 충분한 고민 없이 그저 트렌드를 따라간 모양새였다.

게임업계는 이제야 게임의 본질은 재미라는 것을 정확히 파악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한 것이라 믿는다. P2E를 시작한 이유와 목표는 아무래도 좋다. 신사업도 좋고, 선점 효과도 좋고, 다 좋다. 그저 재밌는 게임을 만들면 되고, 게이머는 그 게임을 즐기면 된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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