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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퍼니하니?]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중고’에 ‘재미’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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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2.10.03 13:00:34

 

(왼쪽부터)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 모습. (사진=각 사)

MZ세대는 아우르는 나이폭(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 만큼이나 규정짓는 특성도 다양하다. 강한 소신, 모험 정신, 과단한 실천력 등 이들을 일컬어 꼽는 말들이 많다. 그러나 쉽게 간과하는 것이 있다. 이런 수식어들을 지탱하는 기반은 ‘재미 추구’이다. 신선한 즐거움이 있어야 MZ세대는 반응한다. 요즘 많은 기업들이 이들을 겨냥해 흥미로운 요소를 골몰하고 발굴하는 배경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류에 맞서는 기업들의 공략법은 먹힐 것인가. CNB뉴스 MZ세대 기자들이 그 물음과 응답 사이에 들어가 본다. MZ, 퍼니(funny)하니? <편집자주>


 

글쓴이 TMI.
국민학교를 경험한 6차 교육과정 세대. 아이오딘 대신 요오드, 뷰테인 대신 부탄이라고 배웠다. 10대가 보기에는 영락없는 ‘틀딱’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10대들과 같은 ‘MZ 세대’로 묶였다. 공통점은 없고 차이점만 있을 것 같은데 ‘우리’로 치부된다. 어색하고 낯설다. 이 연재를 통해 그 낯섦을 줄여보려 한다.




중고 상품을 사고파는 ‘리(Re)커머스’가 MZ세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과거에 있었던 ‘아(껴쓰고)·나(눠쓰고)·바(꿔쓰고)·다(시쓰자)’ 운동의 일환 같기도 한데, 느낌이 많이 다르다. ‘절약’보다는 ‘가치 소비’에 더 가깝다고 해야 할까?

용어조차 영(Young)하고 힙(Hip)해졌다. 중고품보다는 ‘세컨핸드(Second Hand)’란 단어를 쓴다. ‘새로운 주인을 통한 두 번째 사용’이라는 의미다. 트렌드에 민감한 백화점 업계는 세컨핸드 전문관까지 선보이며 MZ세대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 공간에서는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직접 방문해봤다.

 


“아담하지만 알차다”…현대百 중고품전문관 ‘세컨드 부티크’



현대백화점은 신촌점 유플렉스 4층 전체를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Second Boutique)’ 로 탈바꿈했다. 실로 혁신적인 변화다. ‘신상’에 집중하던 백화점이 중고 상품까지 판매에 나서다니. MZ세대 고객의 중요성이 높아진 까닭이다.

세컨드 부티크는 다소 아담하다. 806㎡(244평) 규모로 만들어져 거대한 느낌은 전혀 없다. 유플렉스 점의 면적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구색은 알차다. 명품 잡화와 의류, 소품, 시계 등 다양한 물품을 갖췄다.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마켓인유’에서는 다양한 중고 의류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국내 최대 물량을 운영하는 세컨핸드샵인 만큼 취급 품목도 약 6000가지 수준에 달한다. 취급 브랜드 대부분은 2030 세대에게 인기 있는 폴로 랄프로렌, 타미힐피거, 챔피온, 리바이스 등이다.

매장을 둘러보는 고객들도 역시 대부분이 젊은 층이다. 최근 판교점과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한 팝업 행사에서도 찾은 고객 중 80% 이상이 MZ세대 고객일 정도로 젊은 고객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매장 한 구석에는 장년층을 위한 의류도 준비되어있다.

매장 입구에는 엄청난 양의 옷더미가 쌓여있다. 전시된 옷더미는 미국에서 직수입되는 과정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마치 플리마켓을 연상시킨다.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4층에 위치한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의 모습. 의류 매장 '마켓인유'에 엄청난 양의 옷더미가 쌓여있다.(사진=김수찬 기자) 

중고의류라서 하자가 있거나 품질에 이상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상품 상태는 양호하다. 모든 의류 상품은 세탁 전문 업체를 통해 세탁과 살균을 거친 후 판매하기 때문. 물론 중고품이다 보니 세월의 흔적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 가격이 착하니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다.

친환경 빈티지 플랫폼 ‘리그리지’에서는 미국·유럽·일본 등의 주얼리·테이블웨어·향수 등 빈티지 아이템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누군가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뉴 올드 스톡’ 제품들이라는 점이다. 주얼리 등 제품 뒷면엔 제품 생산 연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에서는 에르메스, 루이뷔통, 샤넬, 펜디, 셀린느 등 명품 브랜드 잡화를 판매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명품이어서 그럴까? 이곳에서는 상담까지 받는 손님도 심심찮게 보인다. 아울러 빈티지 워치 전문 브랜드 ‘서울워치’에서는 1960~1980년대에 출시된 럭셔리 시계 200여 피스를 선보이며, 지나가는 남성 손님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세컨드부티크 매장 관계자는 CNB뉴스에 “희소성 있는 물품을 구하기 위해 지방에서부터 찾아온 손님도 다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고객의 80% 이상이 2030 세대인데 중고품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중고나라’를 발판으로…신세계는 SSG닷컴에 ‘번개장터’를



롯데와 신세계도 중고거래 시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중고 의류 팝업스토어를 잇따라 열었다. 지난 6월 서울 롯데월드몰 지하1층에 ‘마켓인유’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것. 약 두 달간 운영한 가운데 전체 구매 고객 중 20·30세대가 80%를 차지했다. 이어서 분당점에도 비슷한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또,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는 중고 거래 형태에 대여 서비스를 더한 ‘클로젯셰어’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롯데백화점의 모체 롯데쇼핑은 온라인 중고거래 전용 플랫폼 ‘중고나라’에 약 300억원을 투자하며 중고거래 시장에 발을 들였다. 지난해 3월 중고나라 지분의 94%를 인수하는 사모펀드 유진자산운용에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한 것이다. 아직까지 직접적인 관련 서비스를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조만간 중고나라를 통해 협업을 이어가거나 시너지를 창출이 가능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롯데아울렛 곳곳에는 재고전문몰 ‘리씽크’와 리퍼브 전문숍 ‘프라이스홀릭’, ‘올랜드’ 매장을 입점시킨 상태인 만큼, 중고 시장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퍼브 제품은 전시되었던 상품이나 해당 브랜드 케이스가 구성되지 않은 제품을 말한다.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는 중고 거래 형태에 대여 서비스를 더한 ‘클로젯셰어’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신세계 역시 중고거래 플랫폼에 직접 투자하면서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 그룹 내 벤처투자사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번개장터’에 820억원을 투자했다.

또, 최근에는 신세계의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에 번개장터를 입점시켜 중고 명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롤렉스 시계와 에르메스 백 등 직접 매입한 명품을 판매하는 중이다. SSG닷컴 자체적으로는 명품 전문관 ‘SSG LUXURY’를 개관하면서 ‘중고 명품’ 코너를 신설했다.

지난 6월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1층에서 해외 명품 브랜드의 중고품을 한데 모은 편집숍을 한시적으로 운영했다.

 


MZ세대 유인 전략…시장 급성장



백화점 업계가 중고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단연 시장성 때문이다. 하나금융연구소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2008년 4조원에서 2020년 20조원, 지난해 24조원으로 급성장했다. 희소성과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가 큰손으로 떠오른 만큼,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4층에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가 오픈했다. 사진은 중고 명품 매장 '미벤트'의 모습이다. (사진=김수찬 기자) 
 

게다가 명품 수요는 늘고 있으나 정작 오프라인 매장에서 명품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명품 중고거래가 주목받고 있다. 중고 플랫폼 거래는 물건을 직접 사들여 발생하는 재고 부담이 없다는 점과 함께 거래 금액의 10~20%를 수수료 수익으로 얻을 수 있는 큰 이점이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나만의 가치를 중시하고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를 지양하는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확산한 것이 중고 상품 인기의 배경으로 본다”며 “MZ세대 고객들 중심으로 세컨핸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에 백화점 업계가 유인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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