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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 패티 스미스 & 사운드워크 컬렉티브 展...전시를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소리는 기억, 시는 응답" 스테판의 사운드와 패티 스미스의 詩가 만드는 컨템포러리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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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25.04.21 10:25:18

패티 스미스, 피크닉에서 19일 오픈한 전시 포스터 (사진= 피크닉)

도쿄 현대미술관과 동시에 열리는 특별한 전시가 서울 피크닉(PIKNIC)에서 지난 19일 오픈했다. 7월 20일까지 열린다. 뮤지션이자 시인인 패티 스미스(Patti Smith), 그리고 스테판이 이끌고 있는 '사운드워크 컬렉티브(Soundwalk Collective)'의 시와 사운드(영상 포함)의 콜라보레이션 전시다. 두 아티스트가 10년간 기록한 예술적 교감이 바탕이 됐다.

한마디로 이번 전시의 형식은?
"correspondences이자 flanerie"


최근 현대미술에서 사운드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번 전시도 사운드(영상 포함)에 시가 낭송되는, 사운드가 중요한 전시임에 틀림없다. 이번 전시의 형식을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패티(Patti)와 스테판(사운드워크 컬렉티브)의 대화, 상호 주고받는 편지, 상호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제가 'correspondences'이다. 직역하자면 '서로 주고받는 편지'다. 일방이 아닌 쌍방의 상호작용을 말한다. 피크닉에서는 이번 전시 주제의 한국어 버전을 "끝나지 않을 대화"로 정했다.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암시를 내포하고 있다.

 

스테판이 패티 스미스와 피크닉 건물의 계단을 오르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의 주제는 Correspondences, 10년간 상호 예술적 교감을 기록한 내용을 기반으로 전시가 진행됐다.  (사진= 피크닉)

스테판은 이번 작품의 탄생에 대해 "패티와 함께 길을 걸으며 나눈 긴 대화에서 시작됐습니다. 우리가 함께했던 여러 도시에서의 플라뇌리(Planerie)여죠."라고 언급했다. 여기서 플라뇌리는 불어로, "도시를 거닐며 주변 풍경과 사람들을 관찰하고 사색하는 행위"다. 부연 설명하면 "19세기 프랑스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특히 보들레르가 근대 도시의 방랑자적 관찰자로서 플라뇌르를 정의하면서 문학과 예술에서 중요한 포티프로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전시는 패티와 스테판의, 즉 시와 사운드의 "correspondences이자 flanerie"라고 가장 짧게 설명할 수 있겠다. 패티와 스테판은 다음 작품 준비를 위해서 '서울 도시를 걸으며 상호 대화하고 또 관찰하고 사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시 내용은?
8개의 소주제와 4개의 라이트테이블


첫 소주제, "수도자와 예술가와 자연"은 타르콥스키의 영화 '안드레이 루블료프'에 대한 오마주다. 이 영화는 패티와 스테판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다. 두번째 소주제 "체르노빌의 아이들"에서 방사능에 오염돼 뛰어 다니는 야생마 영상 장면을 이 영화 '안드레이 루블료프'의 첫 장면, 흑사병이 유행하던 시대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야생마들이 뛰어 다니는 장면과 연결하고 있다. 이 두개의 소주제는 전시장에 전시돼 있는 '라이트테이블 1'과 연결되는 내용이다.

 

패티 스미스와 스테판이 메데이아 작품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 피크닉)

이처럼 다음 소주제인 "메데이아"와 "파솔리니"는 라이트테이블 2와 연결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메데이아는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으로 남편 이아손(Jason)이 배반하자, 두 아들을 살해하고 떠나는 인물이다. 또한 '파솔리니'는 시인, 작가이자 급진적 발언과 현실참여를 지향한 이탈리아의 거장 영화감독이다. 그가 살해되는 것을 담은 영화 파솔리니를 영상으로 담고 있다. 스테판은 이 두 작품과 관련해 "그의 미완성 소설의 제목 '페트롤리오' 때문에 '메데이아' 신화와 지정학이 서로 공명하며 커다란 울림을 줍니다. 조지아에서 흑해를 거쳐 그리스로 옮겨 오는 동안, 황금이 석탄과 석유로 변한 거죠."라고 말했다.

다음 라이트테이블3에 나오는 내용은 "길 잃은 자들의 절규"와 "무정부 상태의 군주"라는 소제목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길 잃은 자들의 절규"는 바다 속에서 타성파 공기총을 이용한 파괴적 시추작업이 어떻게 바다 생물들을 학살하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또한 "무정부 상태의 군주"도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는 빙하가 녹는 장면들을 담고 있다. 인간의 자연 파괴가 가져오는 아픔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라이트테이블4와 관련된 소제목 "산불 1946~2024"와 "대멸종 1946~2024"는 스테판이 태어난 1946에서 시작된다. 산불은 1946년부터 2024년까지 발생한 산불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다. 또한 대멸종은 이러한 재앙을 통해 사라진 생물들에 대한 기억이다. 패티 스미스는 이와 관련해 "기억을 통해 죽은 것들을 되살리고, 앞으로 나아가 무언가를 해내겠다고 맹세하는 거죠."라며 작품의 의의를 설명했다.

피크닉에서의 corespondences

이번 전시에서 피크닉이라는 전시 공간이 갖는 의미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번 작품을 만들고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패티 스미스와 사운드워크 콜렉티브는 공간에 맞춰서 작품을 설치하면서 피크닉이라는 공간이 하나의 커다란 작품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자연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공간인 피크닉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연 파괴를 통한 자연과 인간의 슬픔을 다룬" 패티 스미스와 스테판의 작품과 어울린다.

이번 전시에서 사운드에 중점을 두고 전시를 바라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 도록의 서문에는 "소리는 기억이고 시는 응답이다. 그리고 이 전시는 앞으로도 이어지며 끝나지 않을 대화의 일부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패티 스미스(Patti Smith)와 사운드워크 컬렉티브(Soundwalk Collective)'의 전시는 사운드를 주제로 한 전시로서는 피크닉 기획자(디렉터 김범상 대표)의 세번째 전시다. 이와 관련해 피크닉 기획자는 "제가 처음으로 기획했던 전시가 'ECM : 침묵 다음으로 아름다운 소리'였고, 피크닉을 개관하면서 선보인 첫 전시가 '류이치 사카모토 : 라이프, 라이프'였습니다. 소리와 음악은 늘 제가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었던 전시 주제였는데, 오랜만에 그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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