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 간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 논의가 사전투표(29∼30일)를 코앞에 둔 현재까지도 전혀 진척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양측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밤 마지막 TV토론을 마친 국민의힘 김 후보와 개혁신당 이 후보 모두 ‘상대방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라고 일축했으며,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플랜B’로 3자 구도에 대비한 ‘전략적 투표’를 호소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 같은 3자 구도 승리를 자신하면서 “김문수 후보는 중도 확장을 최대화하고, 이준석 후보는 진보 개혁 성향의 유권자 지지를 최대화해 이재명 총통체제의 등장을 함께 막아내자”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주장을 이 후보의 단일화 거부 의사가 반복되자 사실상 3자 대결 구도 가능성을 인정하고 ‘반명(반이재명) 전선’ 구축 전략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국민의힘은 ‘준찍명’(이준석을 찍으면 이재명이 이긴다는 뜻) 프레임을 통한 여론전에도 나섰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27일 오후 당사에서 CNB뉴스 기자와 만나 “이준석 후보의 반대로 단일화가 불발되고 3자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보수 진영에서 ‘사표(死票) 심리’가 작동해 이 후보는 선거보전금도 받을 수 없는 득표율에 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아무리 이 후보가 단일화를 반대하고 나서도 ‘투표를 통한 단일화’로 결국은 김문수 후보에게 전략적인 투표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개혁신당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반전의 역사 위에 제가 퍼스트 펭귄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 끝까지 싸워 끝내 이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는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이 추세대로라면 오늘 진행되는 조사에서는 제가 김문수 후보를 뛰어넘을 것이고 내일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뛰어넘는 조사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동탄의 기적이 대한민국의 기적으로 되살아나는 순간”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단일화 이외에는 내세울 게 없는 후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국가 경영의) 비전이 없어 겨우 생각해낸 것이 ‘반이재명’이라는 기치 아래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야 할 이낙연, 전광훈 같은 이상한 재료를 모아다 잡탕밥을 만드는 것이냐”고 직격했다.
또한 이 후보는 “고정표를 바탕으로 여론조사 최대치까지 올랐다가 이제 추락만 남은 김 후보가 있고, 추세로 밀고 올라가 끝내 이재명 후보를 뒤집을 에너지가 충분한 저 이준석이 있다”면서 “국민의 선택은 분명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이준석만이 이재명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20·30세대에서 시작한 이 혁명의 바람은 놀라운 속도로 전 세대로 확장되고 있다”고 덧붙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원내 189석 부패 골리앗 이재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으로 압도적으로 새로운 다윗이 나서야 한다. 계엄 세력도 포퓰리즘 세력도 모두 밀어내야 한다”면서 “이제 더 이상 김문수 후보를 선택할 그 어떤 명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는 국민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위한 결단을 내려달라. 이준석인가?, 이재명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이 후보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이 단일화를 포기하는 대신 ‘플랜B’로 준비하고 있는 ‘준찍명’ 여론전에 “수준 낮은 협잡”으로 규정하고 “(젊은 세대는) 미래를 위한 투표를 사전투표부터 바로 보여달라”고 말하는 등 국민의힘과 김 후보를 향한 공세 발언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양측의 공개적인 대립에도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에 거듭 선을 긋다가 본투표 6일 전, 사전투표 하루 전인 마지막 TV 토론 이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담판 가능성에 기대를 걸면서 단일화 불씨를 살려두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28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2022년 대선과 같이 이번 대선에서도 단일화는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마지막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사전투표가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론조사 등의 절차를 밟는 단일화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고, 남은 시나리오는 사전투표 직전 ‘후보 간 담판’을 통한 단일화가 유일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이 후보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 측으로부터 만남을) 전혀 제안받은 바 없고, 만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김 후보도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모두 뭉쳐야 이길 수 있다. 제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하면서도 ‘모든 노력의 대상에 이준석 후보가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