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성기자 |
2025.07.23 13:04:08
경상북도와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는 오는 24일 경북도청 다목적홀에서 일본 오카야마현 나기초(奈義町)의 성공 사례를 조명하는 ‘저출생 극복 세미나’를 공동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일본 내에서도 ‘기적의 출산율’을 기록한 나기초의 정책을 집중 조명하고, 이를 경북의 현실에 맞춰 적용할 방안을 찾기 위한 자리다. 세미나에는 오쿠 마사치카(奥 真知賀) 나기초 초장이 직접 방한해 주제 강연에 나선다.
인구 5,700명의 작은 농촌 마을인 나기초는 2000년대 초부터 인구감소 위기를 인식하고, 주민과 행정이 함께 참여하는 육아·출산 정책을 본격 추진했다. 그 결과 2019년 합계출산율 2.95명이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달성하며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나기초는 “육아는 가정만의 몫이 아니라 마을 전체의 책임”이라는 철학 아래, ‘어린이 중심 사회 선언’과 같은 상징적 선언은 물론, 초등학생의 제안을 예산에 반영하는 ‘어린이 의회’ 운영 등 공동체 중심의 행정을 실현해왔다.
경제적 지원도 눈에 띈다. 출산축하금 100만 원, 고등학생까지 교육·의료비 완전 무상, 재택육아 가정에 월 15만 원 지급, 대학생 장학금 전액 면제, 산후도우미·모유 상담 등 실질적인 제도가 촘촘하게 마련돼 있다.
보육시설, 열린 학교, ‘나기 차일드 홈’과 같은 육아 거점도 조성해 공동체 돌봄 환경도 확립했다. 여기에 청년 주택 공급, 주택 신축 보조금(최대 1천만 원), 시간제 일자리 연결, 원어민 교사 상주시스템까지 더해 ‘아이를 낳고 기르며 살 수 있는 마을’로 탈바꿈했다.
경상북도 역시 저출생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경북의 합계출산율은 2022년 0.86명에서 지난해 0.91명으로 다소 회복세를 보였으며, 혼인 건수와 출산 인식 개선 등이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청년 유출, 고령화, 읍면동 소멸 등 구조적 위기는 여전히 심각하다.
이에 도는 출산·육아뿐 아니라 교육, 일자리, 주거, 복지를 포괄하는 종합 대응 전략인 ‘저출생과의 전쟁 시즌2’를 수립하고, 시군과 협력 체계를 본격 가동 중이다.
이번 세미나는 이러한 경북도의 대응을 뒷받침하면서도, 단순한 정책 소개에 그치지 않고 지역 언론과 주민이 함께 고민하고 실천방향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으로 기획됐다.
세미나를 공동 주관한 강승탁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 회장은 “저출생은 행정이 풀 수 있는 단순한 과제가 아니라 지역의 존립이 달린 생존의 문제”라며 “언론도 관찰자가 아닌 실천적 참여자로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는 세미나와 함께 ‘저출생 부담 타파 4대 문화운동’ 도민 서명 캠페인도 진행한다. 이는 △부담 없는 결혼 △행복한 출산 △즐거운 육아 △자유로운 일·생활 균형을 핵심 과제로 삼아, 도민 공감대를 확대하고 인식 전환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박순규 경북도 저출생대응정책과장은 “나기초의 사례를 통해 우리 지역에 필요한 맞춤형 해법을 찾아갈 것”이라며 “행정만이 아닌 지역사회 전체가 움직일 때 진짜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