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이돌 그룹 모닝구무스메.(뉴시스)
일본의 여성 아이돌 그룹 모닝구무스메가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1997년 결성돼 활동하고 있는 모닝구무스메가 8기 멤버로 중국인 소녀 2명을 발탁해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지만, 노래나 춤 실력보다 이미지로 승부하는 아이돌의 특성상, 모닝구무스메가 다시 인기몰이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한 때 일본의 '국민 아이돌'이란 별칭이 따라다녔던 모닝구무스메는 일본 골든디스크대상, 레코드대상 등 각종 가요 시상식을 석권했다. 대표곡인 '러브머신'(1999년)은 약 165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국내에서도 모닝구무스메는 국내 일본가수 팬카페 중 다수의 회원이 가입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모닝구무스메의 영광은 최근 들어 퇴색한 모습이다. 음반 판매량도 저조하고 인기도 옛날 같지 않다.
처음 결성했을 때 모닝구무스메는 5인조 그룹으로 출발했다가 새 멤버가 가입하고 기존 멤버가 '졸업'(탈퇴를 의미)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겪어 왔고 원년 멤버는 물갈이된 지 오래다.
가입과 탈퇴를 거친 결과 모닝구무스메에 몸담았던 총 25명. 16명이 그룹을 떠났고 현재 멤버가 9명이다. 기수별로 선발돼 최근 뽑힌 소녀들은 8기다. 이 같은 방식으로 항상 10명 내외의 인원을 맞춰 왔다.
3기 고토 마키가 가입했던 당시는 모닝구무스메의 전성기였다. 당시 14세 소녀였던 고토 마키는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선보였다. 그 때 '러브 머신'과 '러브 레볼루션 21' 등 인기곡이 발표됐다.
고토 마키의 성공으로 모닝구무스메의 새 기수 선발과 물갈이는 더욱 빈번해졌고 4기, 5기 멤버는 각각 4명씩 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잦은 가입과 졸업 등으로 팬들은 모닝구무스메의 변화를 읽기 힘들었고 '모닝구무스메 24시간 생방송' 등 멤버들의 TV 출연은 이들을 식상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았다.
특히 고토 마키, 아베 나츠미 등 모닝구무스메의 인기 멤버가 그룹을 떠나면서 팬들도 서서히 이들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5기 이후 중년 남성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롤리타 컨셉트'에 맞춘 미소녀들로만 멤버를 구성하면서 엽고 예쁜 얼굴, 작은 체구의 비슷비슷한 이미지를 지닌 어린 소녀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내지 못했다.
털털한 성격의 맏언니 나카자와 유코, '자폭 개그'를 구사하던 야스다 케이, 키가 크고 맹한 것이 특징인 이이다 카오리, 보이시한 매력의 요시자와 히토미 등 예쁘장한 멤버 뒤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던 이들의 부재는 모닝구무스메의 인기 추락을 부채질했다.
이들의 노래도 결성 당시 인디음반이었던 '아이노타네', 1998년 '모닝구코히(morning coffee)' 등 신선한 음악과 댄스곡인 '다이떼 HOLD ON ME!', 발라드 'Memory~세이노 히카리'도 반응이 좋았지만, 고토 마키 영입 이후 이미지가 '엽기발랄'로 바뀌면서 음악 컨셉도 엽기적으로 바뀌었다.
7번째 싱글 '러브머신'을 시작으로 '코이노 단스사이토' '핫피 사마 웨딩구(happy summer wedding)' 등 상식을 벗어난 파격적인 내용의 가사와 멜로디의 곡들이 이어졌다.
초반엔 이런 파격들이 관심을 모았지만 난해한 멜로디의 노래와 소녀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로 시청자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성년자 멤버들의 흡연, 음주 사진의 잇단 폭로, 카고 아이의 유부남과 불륜으로 인한 법적 소송 등 멤버들의 각종 스캔들은 이들의 인기 추락을 더욱 가속했다.
데뷔 당시부터 '모닝구무스메의 얼굴'로 불린 아베 나츠미가 시집을 내면서 다른 사람의 작품을 도용한 것도 그룹 이미지에 먹칠을 한 가운데, 모닝구무스메가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