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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한 기부·봉사 10년' 구미1대학 김진혜씨

"갖지 않아도 될 것 나눠주는 게 무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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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재춘기자 |  2011.11.22 17:51:29

▲주경야독하며 10년간 남몰래 기부와 봉사활동을 한 구미1대학 특수보육과 김진혜씨.

"혼자 갖는 것 보다 나누면 더 아름답잖아요"

지난 18일 구미1대학 특수보육과 시옥진 교수연구실로 낯익은 제자가 찾아왔다.
시 교수 밑에서 배우고 있는 2학년 김진혜(28)씨였다.

김씨는 "어렵게 공부하는 후배들을 위해 써 달라"며 흰 봉투를 내민 뒤 "절대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봉투 안에는 200만원이 들어있었다.

누구 보다 힘들게 살아온 김씨에 대해 잘 아는 시 교수는 '이처럼 아름답고 감동적인 사연은 알려야 한다'며 김씨를 설득, 먼저 학생들에게 기부 사실을 전했다.

'아름다운 기부'는 입소문을 타고 캠퍼스로 퍼졌고, 곧 김씨의 '숨겨진 선행담'이 속속 학생, 교수, 교직원 사이에 나돌았다.

김씨의 '아름다운 나눔'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북 상주 상산전자공고를 나온 그녀는 구미의 LG디스플레이에 입사했다.
늘 빠듯한 생활이었고 4조3교대 근무도 쉽지 않았다.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며 자린고비 생활을 했다.

한참 꾸밀 나이였지만 김씨는 하나의 분명한 목표 때문에 스스로 외모 가꾸기를 멀리했다. 외출할 옷이나 신발이 마땅치 않을 때는 기숙사 선배에게서 옷가지나 구두를 빌렸다.

회사에서 받는 보너스는 한푼도 손대지 않고 저축했다. 월급을 받으면 저축하고 남은 생활비를 다시 쪼개 2개월로 나눠썼다.

김씨는 이처럼 악착같인 모은 금싸라기 같은 돈을 자신에게 쓰지 않고 보육원에 내놨다. 해마다 200만원씩 꼬박꼬박 주는 것도 모자라 주말이나 휴가 때는 봉사를 하러 달려갔다.

사내 동아리 모임인 태사모(태권도를 사랑하는 모임)와 보육원을 연결, 봉사활동을 하도록 만든 것도 그녀였고, 사내 여자축구팀과 풋볼팀 주장으로 활동하며 대회에서 획득한 상금도 고스란히 보육원으로 보냈다.

김씨가 대학 문을 두드린 것도 다 이유가 있다. 한 사람의 기부와 봉사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것이다.

'좀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사회에 더 많은 봉사를 할 수 없을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특수보육과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LG디스플레이에 있는 사내대학에서 근무 후 수업을 듣기 시작했고, 동료 학우들이 시간에 쫒겨 식사를 거르는 것을 보고 간식거리를 챙기기도 했다.

동료들은 "왜 20인분짜리 큰 솥을 구입했는지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학우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기 위해서였다"며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김씨의 마음씀씀이에 놀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통한다. 아직까지 한번도 결석한 적이 없고 학점은 평균 4.0을 넘는다. 지난 축제 때는 주막집에서 사흘 내내 설거지를 도맡아 손이 부르튼 적도 있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라는 김씨는 "대학에 들어와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됐고,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다는 것을 느껴 뿌듯하다"고 했다.

그녀는 졸업 후 사회복지시설에서 상담지도와 봉사활동을 하며 평생 사는 것이 꿈이다.

"늘 잠이 부족해 힘들다"는 김씨는 조금만 몸이 불편해도 병원으로 달려간다.
아프면 주변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소유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는 김씨는 "아무 것도 갖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갖지 않아도 될 것은 아낌없이 나눠주라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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