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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문화가 경제 ㊳] 포스코, ‘제철보국’에서 ‘문화보국’까지

문턱 낮춘 글로벌 철강기업, 시민들의 ’문화 놀이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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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2017.04.01 08:23:58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센터 앞에는 세계적인 작가 프랭크 스텔라의 '꽃이 피는 구조물-아마벨'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선명규 기자)

제철보국(製鐵報國)을 내세워 철강산업의 기틀을 마련한 포스코가 이젠 ‘문화보국 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서울 사옥인 포스코센터가 시민들의 ‘문화 쉼터’로 거듭나고 있으며,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한 미술교육, 신진작가 발굴, 무료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문화가 경제> 서른여덟 번째는 ‘문화발전소’ 포스코의 이야기다. (CNB=선명규 기자)

테헤란로를 갤러리로 바꾼 ‘포스코센터’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포스코센터 로비에 들어서면 독특한 ‘샹들리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깔때기 모양의 구조물에 달린 수십 개의 모니터는 예측 불가능한 장면을 연신 쏟아내며 방문객의 발길을 멈춰 세운다. ‘모니터’ 오브제에서 짐작 가능 하듯, 이 작품을 만든 이는 비디오아트의 대가 故 백남준이다. 

포스코센터의 명물인 이 작품의 이름은 ‘철이철철’. 생전 백남준 작가가 “철을 만드는 회사니까 항상 철이 넘치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지었단다. 깔때기의 뾰족한 부분이 하늘로 향하는 것에는 ‘포스코의 비약’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고 백남준 작가의 '철이철철' (사진=선명규 기자)


포스코센터 안팎에는 백남준 작가를 비롯한 저명한 예술가들의 숨결이 곳곳에 스며있다. 이우환, 프랭크 스텔라, 도흥록, 신문섭, 박석원, 신옥주, 조성묵, 김희성 등의 미술·조각 작품들이 건물 내외부를 장식하고 있다. 포스코는 일반의 출입이 허용된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 건물 주변을 중심으로 작품들을 배치해 누구나 쉽게 관람하도록 하고 있다.

인근 IT회사에서 근무하는 현모씨(37)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끔 포스코센터 주변을 산책한다”며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이 건물 주변에 산재돼 있어 숨은그림찾기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람도 차도 바삐 움직이는 테헤란로에서 포스코센터는 시민들의 ‘문화 쉼터’로 거듭나고 있다. 

대중 속에 뿌리 내린 ‘포스코미술관’

포스코 메세나(Mecenat·문화예술을 통한 사회 기여)의 진원지는 단연 포스코미술관이다. 포스코센터 지하 1층에 자리잡은 이곳은 다양한 무료전시는 물론, 미술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미술관의 지향점은 ‘미술의 대중화’다. 모토도 '문턱 낮은 미술관, 생활 속 열린 예술공간'이다. ‘미술 문외한’들이 거리낌 없이 와서 작품을 느끼고 돌아가는 것이 최대 목표다.

김윤희 포스코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CNB에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려면 전시 주제부터 표현 방식까지 모두 쉬워야 한다”며 “간혹 과잉친절이라는 얘기를 들을 때도 있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전시를 여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포스코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청춘이 청춘에게 전함' 전시회 모습. 대한민국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청춘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예술가 10인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사진=선명규 기자)


포스코미술관은 전시공간뿐 아니라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어린이와 성인으로 대상을 나눠,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상시 진행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선(先)감상 후(後)실습’에 주안을 둔다. 아이들과 함께 전시를 보고, 해당 작가가 어떤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했는지 체험해 보는 방식이다. 2015년에 열린 ‘철이철철_사천왕상에서 로보트 태권브이까지 展’의 예를 들면, 아이들이 작품을 보고 난 후 철, 구리, 알루미늄 등 금속의 성질을 알아보고 직접 작품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성인을 대상으로는 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보다 실험적이다. 미술을 토대로 하되 이종 분야와 결합해 진행한다. 예컨대 미술 작품에 어울리는 와인을 알아보거나, 음악을 곁들여 콘서트 형식으로 전시를 감상하는 것이다.  

포스코미술관의 교육프로그램은 임직원들에게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 질 높고 이색적인 미술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임직원들은 최근 일주일동안 점심시간을 이용해 민화 완성에 도전하기도 했다. 

교육프로그램의 참가비는 따로 없고, 재료비 정도만 참가자들이 부담한다. 기획부터 강사 섭외, 공간 마련까지 포스코미술관이 책임진다.

▲포스코미술관이 주최하는 교육프로그램 모습 (사진=포스코미술관)


신진작가의 ‘화수분’ 역할도

신진작가들을 발굴하고 대중에 소개하는 것 또한 포스코미술관의 핵심 활동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신진작가공모전은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포스코미술관이 열어주는 개인 전시회를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공모전은 2회까지 35세 미만으로 참가연령에 제한을 뒀지만, 3회부터는 40세로 올려 잡았다. 보다 많은 작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다.

공모 과정도 까다롭지 않다. 단 두 단계만 넘으면 된다. 일단 1차 포트폴리오 심사에서 가능성을 보이면 실물전시 기회를 얻는다. 이후 외부 전문가들의 심사를 통과하면 이듬해 개인전을 열 기회를 받는다.

김 큐레이터는 “최종 선발된 작가에 대한 전시 공간 제공은 물론, 제반 비용까지도 미술관에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미술관의 1년은 숨 돌릴 틈 없이 빽빽하게 돌아간다. 전시만 7~8회 가량 열리고 각종 교육프로그램이 짧게는 주 단위, 길게는 월 단위로 계속 진행되기 때문이다.  

김 큐레이터는 “한때 포스코의 슬로건이었던 ‘소리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에 빗대 미술관 직원들끼리 ‘소리없이 포스코를 움직입니다’라는 우스갯말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포스코미술관의 시계는 조용하지만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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