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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문학㉒] 20년 한길 ‘한미약품 수필문학상’…삶을 위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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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1.06.14 09:20:47

수필은 의사와 환자를 잇는 가교
의사들의 삶과 애환…잔잔한 울림
사진작가 송영숙 이사장이 이끌어

 

한미약품은 20년 동안 한미수필문학상을 운영하고 있다.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지난해 19회 시상식. 올해 20회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연기됐다. (사진=한미약품)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집콕’이 대세가 된 요즘, 문학은 메마른 삶에 위로가 된다. 이에 CNB가 ‘문학’을 ‘경영’에 담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편은 수필문학상을 운영하는 한미약품 이야기다. (CNB=손정호 기자)
 




“환자와 의사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틈이 있다.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는 것처럼. 나는 그 강을 건너지 못했다. 단지 강 너머를 바라만 본 것일 뿐.”

올해 초 제20회 한미수필문학상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의 첫 문장이다. 창원파티마병원 흉부외과 김대현 의사의 ‘아이가 다쳤다’는 제목의 수필이다. 부상을 당해 피를 흘리며 병원에 온 아이, 아이를 치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담하게 담았다.

우수상은 ‘두 얼굴의 자장면’(삼성이영준비뇨기과 이영준 원장), ‘서로의 삶을 이어내는 생명의 끈’(고려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 ‘침묵조차 슬픈 당신에게’(국립공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한준 전공의)가 받았다. 아픈 가족이 치료를 받는 걸 보거나, 병원으로 돌아가는 의사들의 마음을 담은 수필이다.

19번째 대회에서는 ‘엄마의 목소리’(부산 탑 비뇨의학과의원 장석창 원장)라는 작품이 대상을 받았다.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장인어른을 둘러싼 가족들의 시선을 담았다.

우수상을 받은 수필들은 ‘슈베르트 탄생 222주년 기념 독창회’(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창걸 교수), ‘아직 바쁜 오빠’(일신의원 김시영 원장), ‘임신해서 미안해요’(전북대병원 산부인과 홍유미 의사) 등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사의 애환을 그렸다.

한미수필문학상은 2001년 한미약품이 청년의사신문과 함께 만든 상이다. 수필을 통해 의사와 환자의 사이를 가깝게 해주고,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미약품그룹은 가현문화재단, 한미사진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한미약품 사옥. (사진=손정호 기자)

매년 10월경에 작품을 모으는 공고를 내고, 12월 초까지 의사 면허 소지자를 대상으로 작품을 모은다. 다음 해 1월 초에 당선작을 발표하는데, 정호승 시인과 한창훈 소설가, 홍기돈 문학평론가(가톨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심사한다.

수상작품집도 발간하고 있다. ‘사람 사람을 만나다’ ‘나는 당신의 진료를 거부합니다’ ‘사진관 앞 떡볶이집’ ‘외과의사 엉덩이 돌출사건’ 등, 삶의 애환이 묻어나는 제목을 달고 있다.

한미약품 우종수 대표는 “한미수필문학상은 의사와 환자의 신뢰를 회복하자는 목표로 의료계를 대표하는 문학상을 넘어 의료인들의 신춘문예로 자리매김했다”며 “의료인들의 삶과 고뇌를 문학에 담아내는 소중한 그릇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의사들의 애환, 예술이 되다



한미약품이 오랜 시간 수필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제약기업의 특성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전문 제약사이다. 238종의 전문의약품, 89종의 일반의약품을 만든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자가진단 검사 키트인 ‘HANMI COVID-19 Home Test’를 선보였고, 우리나라 제약사인 제넥신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기로 했다. 표적 항암제 연구에도 몰두하고 있다.

 

고 임성기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가현문화재단 이사장. (사진=한미약품)

의료, 건강기능식품,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 비중이 높은 제약사도 있지만, 한미약품은 전문 제약 제품의 비중이 더 높다. 그렇다 보니 의사들이 주요 고객이다.

병원은 환자를 치료하는 곳으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삶과 죽음의 문턱을 오가는 사람들도 많아 의료진의 애환 또한 깊다.

그래서 수필이라는 문학 장르를 통해 이들의 삶을 위로하고자 수필문학상이 탄생한 것이다.

가현문화재단을 통해 문화 분야에 공을 기울여 온 점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가현문화재단은 한미약품의 창립자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이사장이 맡아왔다. 송 이사장은 한미사진미술관을 설립해 사진 미술과 출판 등의 일을 해왔다.

송 이사장은 2017년부터 한미약품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담당 고문도 맡았다. 지난해 8월 임 회장이 별세한 후에는 한미약품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임종윤·주현·종훈 삼남매 및 전문경영인과 힘을 모아 기업을 이끌고 있다.

송 이사장은 임 회장의 병상을 지키며 찍은 하늘 사진으로 올해 초 ‘Another...Meditation(또 다른 명상)’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송 이사장은 이처럼 예술에 조예가 깊어, 문학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도 한미수필문학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수필은 의사들의 애환을 위로하기 좋은 장르이기 때문. 한미약품의 예술에 대한 열정도 높아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CNB에 “한미수필문학상은 의사들의 진솔한 진료담을 통해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이 있다”며 “송영숙 회장이 문화재단을 이끌며 문화콘텐츠 발전에 몰두한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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